"미래를 잡겠다(win the future)"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시종일관 언급한 임기 후반기 국정기조의 화두이다. 60여분의 연설 동안 무려 45분 이상을 '미국의 미래'에 초점을 두고 이를 위한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이 사실상 시작되는 올해 지지도를 의식해 경기회복에 진력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다. 여기에 중국이나 인도, 한국 등을 거론하면서 경제력 회복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은 희생이나 노력 없는 일자리 확충은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경고한 것이다. 미국이 우주정책에 나서게 한 50여년전 '스푸트니크 충격'을 거론한 것도 지금이 '제2의 스푸트니크 시대'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상이 변했고, 룰이 바뀌었다"며 "그 변화는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운을 뗐다.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전개되는 만큼 미국도 '정신차려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중국에 대해 "태양열 연구의 본산이자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재창조"하기 위한 국정과제로 혁신과 교육, 인프라 확충, 재정적자 감축 등 4가지를 제시했다. 혁신에서는 생의학, 정보통신, 청정에너지 투자를 강조했고 교육에서는 9위로 떨어진 대학졸업생 비율을 1등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전임 정권의 '낙제학생 방지제도'를 '정상으로의 경쟁'으로 대체하겠다고 한 것은 '하향 평준화식'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일류를 지향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능력은 있지만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 때문에 추방 위기에 있는 젊은이를 구제해 "미국 내 연구원으로, 창업 일꾼으로 만들어 미국을 더 부유하게 만들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연설에서 재정적자 감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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