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전략 사업이다. 세계 정상의 과학자들이 모여 연구 산업 사업 모델이 결합된 새로운 창의적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곳에서 만든 결과물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새로운 산업(New Century Industry)'과의 연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이 다시 이슈로 떠 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업은 세종시 문제로 인하여 정치ㆍ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본래 취지나 목적이 다소 추상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근 들어서는 거점도시의 세종시 입지 당위성과 공모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있다.
세계적 과학 인재 모이도록
입지는 사업 성공에 중요한 요건의 하나로, 국가 미래를 위하여 최상의 적지인지 신중한 검증과 깊이 있는 논의가 필수적이다. 안타까운 것은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의미와, 그 성공적 실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논의와 관심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실현은 단순한 하드웨어 구축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세계 정상의 과학자와 연구원이 함께 모여 연구하는 것이 그 시작이며, 성공 여부는 많은 부분 과학자들에게 달려있다. 세계 과학을 선도하는 두뇌들과 미래 인재들이 함께 연구하는 공간, 즉 과학의 집현전(集賢殿)이라 할 수 있는 기초과학연구원과 기초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의 기초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과 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가 질적 측면에서 다소 경쟁 우위에 있을지라도 이미 여러 나라의 과학도시에서도 필수 과학 시설은 당연히 제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의 과학 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
그 중 하나는 세계 정상의 과학자들이 기꺼이 거점 도시에 와서 머물며 연구하고 싶어 하는 곳에 장소를 조성하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싶은 좋은 도시와 문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상의 연구 환경과 정주(定住) 환경을 제공하여 해당 분야의 연구 생산 교육 매매가 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최상의 장소, 즉 도시를 만들기에 적합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이용객 없는 지방 공항의 사례에서 부적절한 입지로 인한 많은 문제를 경험했다. 조급하게 결정된 입지로 인해 국가 프로젝트가 국민의 부담과 국가경제의 손실을 초래하는 결과를 목도한 바 있다. 공급자 위주의 하드웨어 사업에서 벗어나 과학자들의 수요를 만족시켜줄 매력적인 여건과 장소를 제공하는,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미래를 내다보고 세계를 선도하고자 하는 국가 프로젝트의 성공은 어렵다.
국가 미래 위한 선택을
입지에 대한 점검은 과학과 과학자를 위한 최적의 장소인가를 기준으로 다시 한 번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것이 창의적 생태계로서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성공할 수 있는 슬기로운 방안이며, 미래의 국가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과학과 과학자라는 콘텐츠 중심의 구체적 수요자를 기반으로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성공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이룰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과 장소의 선험 사례를 다른 국가와 분야의 발전의 계기로 제공, 리더십을 확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과학을 위해 정치와 행정이 지원을 아끼지 않는 품격 높은 체계가 갖추어지길 희망한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Ucity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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