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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동북공정 중국 파고들기 거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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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동북공정 중국 파고들기 거침없다

입력
2011.01.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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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북방영토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

하나금융의 중국시장 진출은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遼寧省) 등 동북 3성을 겨냥하는 독특한 방식. 일종의 ‘금융판 동북공정(東北空程)’인 셈이다.

대내적으론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빅4’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고, 대외적으론 중국의 동북3성 진출을 가속화함으로써, ‘아시아 기반의 글로벌 금융그룹’을 향한 중장기 전략의 큰 밑그림이 완성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특한 중국진출전략

하나금융이 동북 3성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 당시 은행장이었던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은 국내 은행으론 처음으로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瀋陽)에 지점을 냈다. 당시만해도 시중은행들은 상하이 아니면 칭다오(靑島)처럼 한국기업이 몰려 있는 진출한 곳에만 점포를 내던 상황. 하지만 하나은행은 “중국시장 개척의 궁극적 목표는 국내기업이 아닌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이라며 동북 3성 진출을 선언했다.

동북3성은 중국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중화학공업의 기반이 있었고 ▦인구 1억5,000만명의 거대시장을 배후에 두고 있는데다 ▦200만명의 조선족이 거주함으로써 문화적 동질성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여기에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아직 발을 들여 놓지 않아, 선점의 매력도 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의 동북 3성 진출은 그 자체가 목표라기 보다는 일종의 우회전략”이라며 “조선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파고들어 현지 소매영업기반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도 외연을 넓혀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출 방식도 여타 국내 은행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중국의 주요 거점지역에 자체 지점을 내고, 인근 지역에 분점을 개설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 하지만 하나금융은 현지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필요할 경우 지분까지 인수하는 적극적 확장 방식을 구사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지린은행에 대한 지분투자.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동북3성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역 대표은행인 지린은행 지분 18%를 인수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이 중국현지에 아무리 20~30개 자체 채널을 가지고 있어도 수백개 영업망을 가진 현지은행과 경쟁에서 이길 수는 없는 법”이라며 “결국 현지은행과 전략적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하거나 아예 인수하는 방식으로 영업망을 늘리지 않으면 현지인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나타나는 결실

한 시중은행 해외영업담당 임원은 “적어도 중국시장에서만큼은 국내 은행 중에서 하나은행이 리딩뱅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중국현지법인인 한아(韓亞)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예수금이 13억3,500만달러로 우리 신한 외환 기업 등 4개 은행 현지법인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아은행의 예금 중 70% 는 한국기업이나 교민들이 아닌 중국 현지 고객들에게서 나온 것.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아은행 이사장과 감사 뿐 아니라 직원의 93%를 중국인으로 채용할 만큼 현지화에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특히 새해 들어 중국남부지역의 주요 은행인 자오샹(招商)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동북3성에서 시작해 베이징, 상하이에 이어 광저우(광주)에까지 이어지는 ‘영업벨트’를 보다 확고히 구축하게 됐다.

하나금융은 2015년까지 세계 50위권 글로벌 금융그룹도약을 선언한 상태. “중국에서 은행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하나금융 글로벌화 성패는 사실상 중국시장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시장을 노크하는 외국은행들이 늘어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현지은행들의 저항도 커지면서, ‘선점’효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반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하나금융 관계자도 “넘어야 할 산들은 아직 너무도 많고 갈수록 도전이 거세진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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