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회의(상원)가 26일(현지시간) 지난해 러시아와 미국이 체결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미국 상원도 지난해 12월 새 비준안을 승인했으나 일부 조항을 둘러싸고 양측이 서로 상반된 해석을 하고 있어 협정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 현지언론은 이날 비준안 검토 회의에 참석한 연방회의 의원 137명 전원이 비준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전날 비준 절차를 마쳤다. 이에 따라 양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과 비준서 교환이 이뤄지면 새 START가 정식 발효된다.
쟁점은 START와 미국이 유럽에 구축 중인 미사일방어(MD) 시스템과의 연계 여부. 러시아쪽 비준안에는 START와 MD 간 연관 관계를 규정한 협정 전문 조항이 양측에 의해 충분히 고려돼야 하며,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명시해 놓았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상원 의원들이 이 조항에 대해 문제를 삼자 "해당 조항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못박아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향후 미국이 러시아의 동의 없이 MD 구축을 강행할 경우 협정 이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4월 양국 대통령이 서명한 새 START는 실전 배치한 전략 핵무기를 2,200기에서 1,550기로 줄이고 상호 무기 검증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