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1일 전북 GM대우차 군산공장. 마이크 아카몬 사장 등 직원 100여명은 상기된 표정으로 생산라인에 섰다.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다목적차량(MVP) 올란도가 본격 양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란도는 대우를 떼고 시보레 브랜드를 처음 적용하는 차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올란도는 한국시장에서 시보레 브랜드를 선도할 차세대 차종 중 첫 모델"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2 스페인 마드리드 플레뻬 거리에서 쌍용차 총판점을 운영하는 라파엘 싸인즈(45)씨. 그는 최근 거의 매일 "코란도C가 언제 도착하느냐"며 평택 쌍용차 본사에 이메일과 전화를 번갈아 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500여대가 두 달 만에 거의 팔렸기 때문이다. 15년째 마드리드에서 쌍용차를 팔고 있는 싸인즈씨는 "쌍용차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업체로 스페인에도 마니아가 많다"며 "코란도C가 승천하는 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와 GM대우차가 각각 코란도C와 올란도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이들 차량은 과거 두 회사의 효자 노릇을 했던 코란도와 레조의 후속격. 세단이 아니라 광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모두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다음달 초 코란도C를 본격 양산, 시판할 예정이다. 2006년 뉴 코란도 단종 이후 5년 만이다. 미리 선보인 해외에서는 이미 반응이 뜨겁다. 이 회사는 본격 설비를 갖추기 전인 지난해 9월부터 수출에 나섰다. 벌써 4,500여대가 해외에서 팔려나갔다. 특히 스페인 등 유럽의 주요 판매망에서는 '더 많이 더 빨리 코란도C를 달라'고 난리다. 한동안 신차 출시가 없었지만 쌍용차 특유의 SUV 제작 기술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새 주인인 인도의 마힌드라도 코란도C의 해외 판매에 적극적이다. 인도에서는 조립완성 형태로 코란도C를 제작해 판매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기존 쌍용차와 마힌드라의 판매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쌍용차와 마힌드라는 그 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쌍용차의 해외 판매망을 재점검하고 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부활을 위해서는 믿고 기다려왔던 1,080여 개의 해외 판매망을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곧 국내에도 출시해 옛 코란도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란도C는 쌍용차의 차세대 디젤엔진인 2.0 eXDi200을 탑재,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회전력(토크) 36.7kg·m의 힘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비 향상에도 공을 들여 리터당 15~17㎞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급에서는 현대차의 투싼ix, 기아차의 스포티지R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다음달 출시와 함께 이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근 사명과 브랜드를 한국GM과 시보레로 변경하기로 결정한 GM대우차에게는 올란도가 있다. 올란도는 7인승 다목적 차량(MVP)으로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레조의 후속 모델인데, 대우 마크를 떼고 나오는 첫 차인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올란도는 광의로는 SUV에 속하지만 도심 주행과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다목적 차량을 표방하고 있다. 외형은 날렵하고도 단단한 느낌을 준다. 뒷모습을 박스형으로 처리, 공간 확보를 극대화했다. 특히 3열의 좌석을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배치할 수 도 있다. 미니밴과 SUV의 장점을 결합, 최고의 편의성을 갖췄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올란도는 2.0디젤 VCDi엔진을 장착, 최대출력은 모델별로 약 130마력, 약163마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GM대우차는 올해 올란도를 필두로 소형 아베오 등 8개 신차를 투입해 내수점유율을 두 자리수(지난해 9.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GM대우차와 쌍용차가 본격적으로 내수 경쟁에 뛰어 들어 현대ㆍ기아차에 도전하는 양상"이라며"2강(현대차, 기아차), 2중(르노삼성차, GM대우차), 1약(쌍용차)의 국내 완성차 구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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