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시작 10분 전도 죄송할 판에 10분 후에 취소라니. 옥주현이 울면서 죄송하다고 했다지만 어제 그 눈발을 뚫고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있을텐데…”
23일 경기 성남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아이다’ 공연기획사가 여주인공 옥주현씨의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저녁공연을 돌연 취소했다. 이 때문에 폭설 속에 공연관람을 위해 방문했다 헛걸음을 한 관람객들의 항의가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들끓고 있다.
공연기획사 신시컴퍼니는 24일 “전날 오후 6시30분 공연에서 옥주현씨의 목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져 부득이 공연을 취소했다”며 “관객들에게 공연료를 환불하고 초대권도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시컴퍼니에 따르면 옥씨는 이날 오후2시 공연에서부터 목상태가 좋지 않아서 4시40분께 공연이 끝나자마자 인근 병원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다. 옥씨와 현장에 있던 기획사 관계자는 6시30분께 무대에 올라 “목상태가 좋지 않아서 공연을 하지 못하게 됐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후2시 공연을 본 한 관람객은 “옥씨의 독주 부분에서 이탈 음이 생기는가 하면 고음처리가 잘 안돼 저녁공연이 걱정된다고 블로그에 후기를 올렸었다”고 말했다.
성급한 원 캐스트(한 배역은 한 배우만 맡는 것) 시도와 비전문배우의 준비 부족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뮤지컬평론가 이유리씨는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에서 훈련된 전문배우가 원 캐스트로 장기공연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전문배우가 아닌 스타 마케팅에 의존한 데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신시컴퍼니의 미숙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연장을 방문한 관람객은 1,200여명으로 대부분 예매를 한 상태였다. 공연사가 관람객의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데도 막이 오를 때까지 이를 공지하지 않고 헛걸음을 하게 만든 셈이다. 이번 공연에는 커버 배우(대역)도 있었으나 공연사는 커버 배우를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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