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을 정복하라.' 74번째 한일전에서 중원 싸움에 불이 붙는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중원의 강세를 앞세워 아시아에서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도 '중원의 조직력'이 최대 강점이다.
'조광래호'는 25일 일본과 2011 아시안컵 4강전에서 '중원의 지배'를 앞세워 사무라이의 기세를 꺾어버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숙명의 한일전을 포지션별 매치업을 통해 짚어봤다. 역대 전적은 한국이 40승21무12패로 절대적인 우위다.
신예 공격수 vs 베테랑 스트라이커
양팀은 원톱을 앞세운다. 한국은 샛별 지동원(20ㆍ전남)이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된다. 반면 일본은 베테랑 공격수 마에다 료이치(30ㆍ주빌로)가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선다. 이번 대회 2골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지동원은 이타적인 플레이가 장점. 골을 넣는 플레이뿐 아니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구자철(제주)과 수시로 자리를 맞바꾸며 득점 찬스를 만들어주는 플레이가 탁월하다.
마에다는 J리그 최초로 2년 연속(2009, 2010) 득점왕에 오른 골게터. 2000년 프로에 데뷔해 J리그 잔뼈가 굵었지만 대표팀 경력은 화려하지 않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도 출전하지 못했고, A매치 10경기 4골이 전부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젊은 선수들과의 호흡이 원활하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전(5-0 승)에서 2골을 넣는 등 '몰아넣기'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구자철-기성용 vs 혼다-엔도
미드필드에서는 중앙라인의 싸움이 관건이다. 한국은 구자철과 기성용(셀틱)이 중심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과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은 공격과 수비의 구심점 노릇을 해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와 엔도 야시히토(감바)가 중앙라인을 맡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 에이스로 떠오른 구자철은 4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간결한 볼터치가 돋보이는 그는 상대의 문전에서 세밀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뿐 아니라 골 결정력도 빼어난 그는 11년 만에 한국인 아시안컵 득점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경기를 조율하는 임무를 맡은 기성용은 세트피스 전담키커로 활약하고 있다. 한일전에서는 날카로운 킥을 앞세운 그의 스페셜리스트 능력이 기대된다.
혼다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일본이 낳은 최고 스타. 월드컵에서 2골을 넣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1골을 터트리고 있다. 그는 저돌적인 돌파와 무회전 프리킥을 겸비해 한국의 경계대상 1호다. 엔도는 일본에서 A매치 경력이 가장 많은 베테랑 미드필더. A매치 103경기 9골을 기록하고 있는 엔도는 기성용과 마찬가지로 경기의 템포 조절을 담당한다. 일본의 세밀한 중원의 플레이가 엔도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패스를 사전 차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공격적 풀백 vs 공격적 풀백
한국과 일본 포백의 최대 강점은 공격적인 풀백들에 있다. 이영표(알 힐랄)와 차두리(셀틱)는 공격 가담 능력이 탁월한 측면 수비수다. 백전노장 이영표는 수시로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하고 있다. 스피드와 체력이 돋보이는 차두리는 가끔씩 상대의 허를 찌르는 대포알 슈팅과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선보인다.
일본 풀백들의 공격력도 뛰어나다. 왼쪽 풀백 나가토모 유토(체세나)는 적극적인 움직임과 투지가 돋보인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오른 측면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살케04)도 오버래핑 능력이 빼어난 자원. 일본은 1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이노하 마사히코(가시마)가 측면 수비를 담당할 수 있다.
양팀은 주전 센터백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똑같이 안고 있다. 일본은 주전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리에르세)의 교체까지 검토하고 있는 등 뒷문에 대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