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술무대’의 터줏대감 김광민이 돌아온다.
케이블 채널 MBC에브리원에서 방송 중인 ‘수요예술무대’ 연출자 한봉근 PD는 2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녹화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월 중 김광민이 ‘김광민과 함께’(가제) 코너를 맡아 국내외 뮤지션들과 즉석 잼세션 등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92년 첫 방송부터 연출을 해온 한 PD는 “프로그램의 음악적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클래식 재즈 가요를 다 소화할 수 있는 아티스트 김광민을 다시 영입했다”며 “더 수준 높은 무대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MBC TV에서 2005년 시청률 부진 등을 이유로 종영할 때까지 12년간 이어진 ‘김광민표 무대’에 향수를 가진 올드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MBC에브리원으로 자리를 옮겨 부활한 ‘수요예술무대’는 0.1%대의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MBC에브리원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가수 바비킴과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차분한 진행으로 뮤지션 중심의 ‘수요예술무대’ 색깔을 지켜나가고 있다.
한 PD는 “MBC에서 방송할 때도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 저변을 넓힌다는 자부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일본 아티스트 등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뮤지션들 사이에서 ‘웬즈데이’란 별칭으로 불릴 만큼 인지도와 신뢰도가 쌓인 덕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나 색소폰 연주자 케니지 등 해외 스타들이 출연을 자청하기도 했다. 바비킴은 “샹송의 전설 파트리샤 카스가 출연했을 때는 진행자이면서 한 명의 팬으로 공연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PD는 “해외 출연자들보다 국내 가수들을 섭외하는 데 더 어려움이 크다”고토로했다. 무대가 100% 라이브로 이루어지는 만큼 실력파들을 섭외해야 하는데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이다. 과거 “HOT를 초대했다가 라이브 실력이 달려 시청자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며 “노래 잘 부르는 가수가 많이 사라져 섭외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내 인대밴드나 무명 가수들이 방송출연 기회를 잡지 못할 때 과감하게 무대를 내어준 ‘수요예술무대’는 그동안 라이브의 여왕 박정현을 비롯해 다양한 가수들을 발굴해왔다. 바비킴 역시 이 무대를 통해 이름을 알린 ‘수요예술무대 장학생’이다. 한 PD는 “라이브가 되는 실력있는 국내 가수들에게 언제나 무대가 활짝 열려 있다”며 “같은 가수라도 새로운 편곡과 연주를 가미해 새로움을 끄집어낼 수 있는 저력이 수요예술무대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MBC에브리원 10주년을 기념해 이날 제주 신라호텔 한라홀에서 진행된 녹화에는 일본 재즈 아티스트 어쿠스틱카페, 크라잉넛, 안녕바다, 클래지콰이 호란이 참여한 어쿠스틱 프로젝트 그룹 이바디, 바비킴, 이루마 등이 나와 파워풀한 공연을 펼쳤다. 방송은 2월 2일과 9일 MBC라이프(밤 11시)와 MBC에브리원(밤 1시)에서 볼 수 있다.
제주=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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