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경상남도까지 침범했다. 호남, 제주와 함께 안전지대로 꼽히던 경남 방어선까지 뚫리자 방역 당국은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남 김해의 돼지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기르던 1,000여마리 돼지 전부와 반경 500m 이내 농가의 가축 가운데 백신을 맞지 않은 가축은 살처분된다. 구제역 발생지역과 건수도 전국 7개 시도, 62개 시군, 137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김해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이 지역 돼지 가운데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17만4,000마리 돼지에 대한 긴급 접종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해의 경우 소에 대해서는 이미 21일 모두 예방접종이 끝났으나, 돼지는 종돈장만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였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호남과 제주 등 다른 청정지역으로의 구제역 확산을 경계하면서도, 그 동안 이뤄진 예방접종의 효력으로 구제역 확산 추세가 소강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해 구제역의 경우 백신접종 이전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발현했을 가능성이 높아 아직은 추세적인 확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도 이날 경기 이천, 전남 보성에서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발생 지역은 4개 시도, 36곳으로 늘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에서 "지금은 영국과 네덜란드가 국제적으로 인증 받은 백신을 생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자체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백신 예방접종으로 앞으로 이번과 같은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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