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찢기, 알몸 얼차려 등 폭력적인 졸업식 뒤풀이를 막기 위해 올해 서울지역 초ㆍ중ㆍ고교 교사 전원이 졸업식이 끝난 뒤 학교 주변 순찰에 나선다. 전체 6만6,000여명의 초ㆍ중ㆍ고교 교사들이 교육청 장학사, 경찰과 조를 이뤄 졸업식 뒤풀이 순회지도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이 같은 내용의 '건전한 졸업식 추진 및 폭력적 뒤풀이 예방계획'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우선 경찰청의 범죄예방 전문 강사를 초빙해 초6, 중3, 고3 등 졸업예정자와 중1, 고1 등 재학생을 대상으로 '뒤풀이 폭력도 범죄'라는 교육을 실시한다.
경찰청이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졸업식 뒤풀이 재료 준비 명목으로 돈을 뺏으면 '공갈' ▦신체에 밀가루를 뿌리거나 계란을 던지면 '폭행' ▦옷을 벗기거나 알몸 상태로 기합을 주면 '강제 추행' ▦알몸 상태의 모습을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찍어 배포하면 '성폭력'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알몸 졸업식'의 경우 재학생 선배의 강요로 이뤄진 경우가 많아 시교육청은 불량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 등 폭력 뒤풀이를 주도할 가능성이 큰 학생들은 학교별로 미리 파악해 대비책을 강구하도록 했다.
또 학생들이 졸업식 날에 건전하게 해방감을 분출할 수 있도록 학교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다. 교복 물려주기 바자회, 부모님께 큰절하기, 폭력 졸업식 추방을 위한 UCC 동영상의 제작 및 방영, 졸업생과 교사가 함께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 졸업생의 소망을 담은 글을 땅속에 묻는 타임캡슐 봉헌식 등 학교별 우수 사례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졸업식이 끝나면 교사들은 노래방, PC방, 공부방 등 학교 안팎의 취약ㆍ우범지역을 구역별로 분담해 순찰에 들어갔다. 서울지역 초ㆍ중ㆍ고교의 졸업식은 다음달 18일까지 진행되며, 9~11일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졸업식을 일종의 축제로 만들어 추억할 거리를 만들어주면 일탈행위도 자연히 줄 것"이라며 "동시에 학생 모의법정 개최 등을 통한 준법의식 함양 교육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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