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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랩 카드 과열 조짐 '불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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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랩 카드 과열 조짐 '불끄기'

입력
2011.01.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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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과당경쟁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금융위기가 끝나고 경제가 정상화되는 틈을 타 금융권에선 현재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과열 경쟁 조짐이 감지되는 상황. 가뜩이나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터에,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또 다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이 강조한 ‘시장질서’ ‘금융당국의 존재감’회복 차원에서, 당국은 감시의 고삐를 점점 더 죄고 있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이 현재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은행들의 대출 영업 부분. 연초부터 은행장들이 너도나도 공격경영을 선언한 데다, 3월 주총 시즌에서 경영진 교체가 완료되면 외형 확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은행들에게 잇따라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특히, 3월 총부채상환비율(DTI) 폐지 종료를 앞두고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급격히 늘릴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증권사 자문형 랩어카운트도 요주의 대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고객에게 직간접적으로 돈을 빌려주거나 저축은행 등을 연결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행위가 법 위반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공문을 증권사에 보냈다. 무리하게 빚까지 내서 투자하는 경우 고객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 은행들이 출시하고 있는 유사 상품, 자문형 특정금전신탁도 고객들에 대한 설명 의무 등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집중 감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고삐를 죄고 있는 또 다른 업종은 카드다. 카드 모집인이 1년 새 40% 이상 증가하고 부가 서비스 경쟁이 불 붙는 등 2003년 카드대란 당시의 상황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에서 KB카드가 분사하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면 카드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행정지도 선에 그쳤던 부가서비스 모범규준을 감독규정으로 격상해서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을 강력히 규제하기로 했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도 현재보다 대폭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13일부터 신한, 현대, 삼성, 롯데, 하나SK 등 5개 전업카드사에 대해 일제 검사도 시작했다.

이 외에도 퇴직연금 시장 등 과열 징후가 보이는 분야에 대해서는 두더지 잡기 식으로 억제에 나선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과거의 위기는 모두 금융권의 과당경쟁에서 비롯됐다”며 “특히 지금처럼 시중에 많은 유동성이 풀려 있을 때는 선제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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