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성균관대 대학원생 몇몇이 조그마한 봉투를 들고 아름다운재단을 찾았다. 아동ㆍ청소년 상담 및 임상심리 인재개발을 전공하고 있는 이들은 결식아동들을 위해 써 달라며 146만원을 건넸다.
이틀 뒤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2동성당 신부와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 학생 등이 재단을 방문해 성당의 '사랑의 나눔 행사'에서 떡과 쿠키 등을 팔아 얻은 수익금을 전달했다. 박인우 신부는 아이들에게 "학용품은 때로 없어도 괜찮지만 밥은 꼭 먹어야 한다"고 했고, 아이들은 '미안해 얘들아, 이제 내 밥 같이 먹자' '나는 밥 대신 이제 희망을 먹는다' 등의 문구를 쓰며 의미를 되새겼다.
정부가 외면한 결식아동 급식지원을 주위 이웃의 따뜻한 손길이 메우고 있다. 국회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2011년도 방학 중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된 뒤 지난해 12월14일부터 아름다운재단은 "정부가 버린 아이들을 위해 한 끼를 굶어 우리가 먹이자"는 취지로 '결식제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5일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캠페인 시작 28일만인 이달 10일까지 5,686명이 참여해 2억8,475만6,575원이 모였다. 결식아동 9만6,667명에게 따뜻한 밥과 반찬을 나눠줄 수 있는 규모라고 게 재단의 설명이다.
독일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현장 등 해외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일본에 있다는 한 청년은 "3,000엔(4만원 남짓)이면 밀린 공과금도 낼 수 있지만 굶어 본 사람의 설움을 알기에 동참한다"는 글을 게시판에 남겼다.
재단은 1차 심사를 통해 선정된 65개 지역아동센터 1,635명의 아이들에게 다음 달 말까지 점심과 저녁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24일 2차로 95개 센터를 선정해 다음달 1일부터 한 달간 지원한다.
이성기 기자 hang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