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축구가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에서 처참하게 몰락했다. 2011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 중동 팀은 총 9개국. 이중 카타르, 요르단, 이라크, 이란이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8강전에서 줄줄이 패퇴했다. 아시안컵 준결승에 중동 팀이 진출하지 못한 것은 1968년 이란 대회 이후 43년 만의 일이다.
중동세의 몰락은 조별리그부터 예고됐다. 맹주로 군림했던 사우디 아라비아는 조별리그 B조에서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탈락이 확정된 후 치른 일본전에서는 0-5로 대패하는 치욕까지 당했다.
8강전에서도 중동세의 부진은 이어졌다. 홈 팀 카타르는 10명이 싸운 일본에 2-3으로 패배했고, 요르단은 우즈베키스탄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이라크와 이란은 연장 접전 끝에 호주와 한국에 각각 0-1로 졌다.
중동 축구의 몰락은 하루 아침에 일어난 사건은 아니다. 막강한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국제축구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각종 국제 대회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중동 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전멸했고,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무너졌다.
'세계화 실패'는 몰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아시아 축구의 3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한국과 일본, 호주의 주축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과 달리 중동 선수들은 최근 유럽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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