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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 선물, 백화점만 찾을 게 아니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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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 선물, 백화점만 찾을 게 아니잖나

입력
2011.01.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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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온 한국경제가 지난해 6%대의 높은 성장을 이뤘지만, 물가 급등과 구제역 악재 등으로 올해 설맞이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설경기의 양극화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의 설 선물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80% 가량 치솟았다. 대형 마트와 홈쇼핑 업체들도 설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굴비 한우 등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예약 판매 물량이 이미 동날 정도로 호황이라고 한다.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수 조원 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덕분이다. 상품권 매출 또한 법인 고객들의 구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반면 서민들이 많이 찾는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의 중소 유통점은 한기가 느껴질 만큼 썰렁한 모습이다. 수십 년만의 한파와 폭설, 구제역 확산에 따른 불안감 등이 겹치면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지 오래다. 지난해 이상기후에 따른 흉작에 이어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농민들의 시름 또한 깊어지고 있다.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그 온기가 서민경제 영역까지 골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설 선물의 최대 수요처는 역시 기업이다. 백화점 업계의 호황은 대기업들이 명품 선물 세트와 고가 상품권 패키지 구매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동반성장'과 '공정사회'가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기업들이 이왕이면 재래시장 상품권이나 우리 농ㆍ축산물을 설 선물로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

정부도 국민 모두가 따뜻한 설을 맞을 수 있도록 설경기의 양극화 해소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재래시장과 중소 유통업계의 공동 물류 및 브랜드화 등 자생력 구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설이 조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이웃들과 온정을 함께 나누는 훈훈한 명절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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