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서 “빨리 결론 내겠다”고 의욕을 보였던 심장병 ‘카바수술’의 안전성 여부와 보험적용 여부가 결국 내년 6월로 미뤄졌다. 신기술인 카바수술에 의료 수요가 몰리고 있는데도 심장의학계의 기득권에 밀려 결론이 미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1일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를 열어 송명근 건국대병원 교수가 개발해 시술 중인 카바수술에 대해 “당초 3년 후 재평가하자는 2009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존중, 2012년 6월까지 안전성ㆍ유효성 검증에 필요한 전향적 연구를 실시하자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판단을 1년6개월 후로 미룬 것이다.
평가원은 “카바수술 부적합 환자는 397명 중 39명(27명은 이견 있음)이고, 카바수술 후 심내막염 발생 환자는 16명(3.99%), 재수술 환자는 20명(4.31%), 수술 후 잔존 질환이 있는 환자가 49명(12.3%)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기존 대동맥판막치환술에 비해 안전성ㆍ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이나 전수조사가 아닌 단기간의 후향적(과거 사례) 추적연구이고, 중증도가 보정되지 않아 안전성ㆍ유효성을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회의에서 심장병 수술의 위험성에 비해 사망률이 높은 것도 아니며, 기존 판막치환술과 비교해서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들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장의학계의 알력 싸움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결과에 대해 송 교수 측은 “심평원의 결론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앞으로 카바수술 임상시험의 연구책임을 맡아 공정한 결론을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무려 세 차례나 카바수술 중단을 요구했고, 심장학회도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보건연은 카바수술 환자의 사망률이 기존 판막치환술 평균보다 높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송 교수 측은 보건연이 심장학회와 결탁해 카바수술의 사망률은 높이고, 기존 수술의 사망자 수는 제대로 취합하지 않는 편법을 써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반박했다.
◆카바(CARVAR) 수술이란
손상된 심장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기존의 수술법과 달리, 판막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특수제작 링(ring)으로 판막 주위를 고정시켜 판막 기능을 복원하는 일종의 판막성형술. 인공판막은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카바수술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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