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 존중하며, 동등하게 호혜적인 협력동반자 관계를 통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갈 방향을 설정했다. 양국은 새 시대의 조류에 순응해 공통 관심사에서 서로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
3박4일간 후 주석의 방미에서 중국은 과연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얻지 못한 걸까.
훙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힌 중미 정상회담 평가처럼 중국은 주요2개국(G2)으로서, 미국으로부터 명실상부하게 동등한 지위를 인정받았다. 새 시대의 조류를 이끌며 세계 주요 이슈에서 자국의 목소리를 더욱 키울 수 있는 국제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후 주석 방미의 최대 수확으로 꼽힌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은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시작으로 남중국해 영토분쟁과 한반도 긴장고조, 북핵 문제 등 첨예하게 갈등을 빚어온 중미관계의 꼬여진 매듭을 일정부분 풀어냈다. 따라서 후 주석은 임기 후반과 내년 권력 교체기를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국제관계 안정과 경제발전을 위해 안정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의 인권ㆍ민족ㆍ민주화 문제를 비롯 위안화 환율과 한반도 문제,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 등 중국으로서는 껄끄러운 이슈들이 여전히 국제여론의 비판적 도마에 올라있다. "개선해야 할 여지가 있다"는 후 주석의 이례적이고 솔직한 답변도 문제의 실체를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동안 중국을 가둬온 '죽의 장막'을 걷고 새로운 변화를 천명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합당한 관심과 주목을 끌기에는 여전히 불충분한 것이다.
또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경제적 실리 측면에서도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올렸다. 중국은 후 주석의 방미에 맞춰 450억달러 규모의 '통 큰' 경협 보따리를 미국측에 안겼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공세가 조금 누그러진 것일 뿐 다른 가시적 성과가 미미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측이 얻은 성과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전략인출권(SDR) 편입 지지 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SDR은 IMF가 1970년부터 달러화ㆍ유로화ㆍ엔화ㆍ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를 일정 비율로 묶어 만든 일종의 초국가 통화로 중국으로서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중요단계이기는 하다. 그러나 중국이 그 동안 미국에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시장경제지위 인정과 첨단기술제품 대중 금수 해제 등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빈 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신세가 됐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