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보수 진영 내부엔 내년 총선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하다. "지금 이대로의 한나라당 간판과 구성원으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보수진영을 재편해 '중도'로 외연을 넓히고, 보수에 덧씌워진 '수구'와 '부패'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을 총선 승리를 위한 필수 과제로 꼽고 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23일 "국민이 원하는 바와 시대정신을 반영한 '변화', 그리고 이를 위한 세력간 '연합'이 총선을 1년 앞둔 올해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개혁적 중도보수 정당'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했고, 올해 2월쯤 개혁적 중도보수 노선과 비전, 정책을 담은 '뉴 한나라당 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엔 보수세력 새판짜기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원희목 대표비서실장은 이날 "무당파 중도세력 및 개혁적 보수세력을 아우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정 세력과의 연대 혹은 특정 인물 영입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최근 '가치 보수', '철학적 보수' 등의 기치를 내걸고 조직한 '선진통일연합'이나 개혁 성향의 뉴라이트 세력과 연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부 개혁파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순수 중도보수 노선의 신당을 창당해 중도지대를 확보한 뒤 다시 한나라당과 연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과 연대할지 여부는 한나라당에겐 중요한 고민거리다. 선진당과의 연대 카드는 충청권을 껴안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나 선진당의 '강경 보수우파' 이미지를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 사무총장은 "느슨한 형태의 정책 연대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후보 연대 또는 조직적 연대(합당 등) 등 더 높은 단계의 연대를 추진할지는 지금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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