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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찾기 시민모임 회원들 재개발지역 주민돕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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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찾기 시민모임 회원들 재개발지역 주민돕기 나서

입력
2011.01.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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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자녀를 찾지 못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부모들이 어려운 처지의 재개발지역 주민들 돕기에 나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슬레이트 조각, 이주한 주민들이 남기고 간 가재도구가 어지럽게 굴러다니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 재개발 4구역. 이 곳을 찾은 전국 미아ㆍ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원들과 주민들 사이에는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이 오갔다. "주변 분들의 위로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용기를 잃지 마세요." "추운 날 이렇게 와준 것만도 감사합니다. 꼭 아이를 찾으세요."

원래 383가구 살던 이곳에 현재 남아있는 가구는 50여 가구. 2006년 재개발 승인이 나면서 이미 150가구는 철거됐다. 대부분 주민들은 이 곳을 떠났고, 오갈 데 없는 주민들만 남아 있다. 모임 회원들은 허옇게 타다 남은 연탄이 놓여있는 골목길 사이로 20kg짜리 쌀 26포대와 연탄 600장을 날랐다. 이 모임 나주봉 회장은 "실종가족 전단을 나눠드릴까 해서 챙겨왔는데, 생각보다 형편이 너무 어렵고, 대가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해서 꺼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11년 전 6살 딸을 아파트단지에서 잃어버렸다는 최용진(49)씨는 "주변 분들의 관심 덕에 그래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며 "이분들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든 아내와 5년 째 이곳에서 정부지원금 60만원에 의지해 살고 있다는 주민 문판호(71)씨는 "이 곳까지 찾아와 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주민 오진성(65)씨는 "올 겨울 유난히 추워 하루에 연탄 5장씩을 때느라 감당이 안됐다"며 "이분들 마음이 오죽하겠나. 꼭 아이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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