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한 양국 언론의 보도에서는 온도차가 뚜렷하게 감지됐다. 미국 언론의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관영 매체인 중국 언론은 이번 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미중 관계 진전의 작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대해 중국이 처음으로 우려를 표한 것을 예로 들었다. 후 주석이 처음으로 중국의 인권문제를 인정한 사실도 진전으로 평가된다. 워싱턴 포스트도 중국 인권문제와 경제협력 등에서 성과를 인정했다.
그러나 NYT는 선언적 의미를 넘어서 “괄목할만한 진전이나 돌파구는 없었다”고 회의적 진단을 내렸다. 미국 측으로선 위안화 절상문제, 중국 측으로선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중 무역불균형 해소를 믿지 마라’는 칼럼을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CNN도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놓고 양국 간 무역전쟁이 앞으로 심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언론은 후 주석의 방미를 1971년 ‘핑퐁외교’ 이후의 주요 외교 이벤트로 묘사했고, 19일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식 연설을 “환잉(환영이라는 뜻)”으로 끝맺은 것을 제목으로 뽑는 등 환대를 부각시켰다.
관영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앞으로 중미관계의 중요 방향을 계획하며 협력의 영역을 심화시키는 등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관영 CCTV는 중국이 450억 달러 규모 수입 패키지를 미국에 제시한 것을 강조하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전도(錢道)’ 유망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양국이 많은 쟁점을 놓고 진전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보도했다. 북한 문제 등 쟁점에 대한 합의는 미봉책이었을 뿐 근본적인 해법은 도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자 석간 해설기사에서 양국이 남북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보았지만 구체적 대책은 없어 실질적 성과는 없다고 보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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