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방역을 자랑하는 국가 축산연구소도 뚫렸다. 필요한 방역조치는 다 취했는데도 구제역이 발생하자, 연구소측은 충격에 빠졌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9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강원 횡성 축산기술연구센터 내 한우가 정밀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구제역 판정을 받은 해당 소는 장차 씨숫소로 키울 송아지 등을 낳는 번식용 암소 2두다.
예비 씨숫소 등 종자 개량 연구용 한우 487두를 보유한 센터는 지난 4일 모든 소에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항체 형성기간(14일)이 이미 지난 만큼, 다른 소는 그대로 놔둔 채 구제역에 감염된 소만 살처분하게 된다. 물론 반경 500m내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가축은 살처분된다.
이중삼중의 방역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발생하자 센터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센터는 지난해 12월21일 강원 화천ㆍ평창 등 인근 지역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 날부터 직원은 물론 모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가축을 방어해 왔다. 센터 관계자는 “역학조사반이 나와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며 “전 직원이 한 달간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며 사수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구제역에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허탈해 했다.
이날 충남 예산의 다른 한우농가도 구제역으로 확인돼 구제역 발생지역은 전국 7개 시도의 55개 시군 126곳으로 늘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17일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경기 파주 농가의 닭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AI 발생지역은 전국 10개 시군, 30곳으로 집계됐다. 또 강원 강릉의 닭 농가에서는 조류 결핵이 발생했다. 그러나 조류 결핵은 2종 전염병으로 분류되며 AI같은 고병원성(1종) 전염병은 아니다.
한편 농식품부는 구제역 예방접종을 마친 뒤 항체 형성기간이 지난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 시 선별적으로 가축을 매몰키로 했다. 이 경우 소는 감염된 개체 및 예방 접종 후 태어난 송아지만 매몰 처분 된다. 돼지의 경우 씨돼지, 어미돼지, 접종 후 태어난 새끼돼지만 살처분하며 상대적으로 바이러스를 많이 배출하는 비육돈은 종돈장과 양돈장을 구분해 매몰 범위를 정하게 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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