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20일 연두외교연설을 통해 "한일 국민 친근감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양국의 구체적인 협력을 통해 진정한 한일 신시대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이날 민간외교추진협회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외교 확대를 민주당 정권 외교의 주축으로 삼을 뜻을 표시했다. 일본 총리가 연두 외교방침을 천명하기는 처음이다. 민간외교추진협회는 일본 정부의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로 80여개국 주일 대사들이 명예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간 총리는 연설에서 미일 동맹에 대해 "일본에 가장 중요할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공공재"라며 "동맹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해 올해 방미 때 21세기 미일동맹 심화 비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핵 문제 등 동북아 지역의 정세에 비추어 볼 때 주일미군기지는 일본의 안보를 지탱해주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간 총리는 이어 "아시아지역은 비약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중국, 한국, 러시아, 동남아국가연합, 인도 등과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중층적인 관계를 조성해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에 대해서는 "투명성 없는 국방력 확대, 해양활동 등을 우려한다"면서도 "양국이 세계 주요국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전략적인 호혜관계를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센카쿠(尖閣) 중일 갈등은 "지난해 사건도 유감"이라며 간단히 언급하는 데 그쳤다.
간 총리는 한일관계에 대해 "국민 친근감이 과거에 없을 정도로 커졌다"며 "식민지시기 한국민들에 상처 준 것에 사죄하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협력을 약속했다"며 지난해 한일강제병합 100년 담화 내용을 다시 언급했다. 이어 "천안함 침몰사건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대처는 한일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깊은 신뢰관계를 맺어 가며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쌓아 진정한 한일 신시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문제와 관련, "연평도 도발, 우라늄농축시설 공개는 세계에 대한 위협"이라며 "한국,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 북핵 폐기를 요구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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