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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사태 역대 최장] 제조업체도 '구제역 한파'

입력
2011.01.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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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지방 등 원료 공급 '뚝'"매몰만 말고 활용법 모색을"

구제역 확산으로 소나 돼지의 가죽 등을 원료로 쓰는 영세 제조업체들도 울상이다. 원료 구입선을 해외로 돌릴 수 있는 큰 기업들과는 달리, 자구책 마련이 쉽지 않아 구제역 사태가 일단락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살처분만 할 게 아니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대규모 피혁가공업체와 달리 '한피' 등 국내에서 공급되는 가죽을 쓰는 영세 피혁업체들은 원료 공급이 끊겨 일손을 놓아야 할 처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혁업체를 운영하는 이기주 근대기업사장은 "도축장들이 문을 닫은 탓에 가죽 공급이 안돼 공장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가축 이동제한으로 다른 지역 도축장에서 원료를 공급받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영세 업체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동두천 피혁염색단지의 20여개 피혁가공업체 중 절반 가까이는 생산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원료의 주 공급선인 인근의 경기 포천ㆍ동두천 일대의 도축장이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소나 돼지의 지방을 재생해 동물의 사료로 만드는 재생유지업계 사정도 여의치 않다. 도축장 폐쇄 등으로 원료 공급이 30%가까이 줄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연천에서 재생유지공장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120%에 이르던 공장 가동률이 70%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피해를 본 축산 농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도 이제 시작일 뿐이라 생각한다"며 걱정을 털어놨다.

영세 중소업체 사이에서는 살처분 대상 가축을 무조건 매몰 처분 할 게 아니라 산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재생유지협동조합 김형수 이사장은"구제역이 발생할 때마다 중소 업체들이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살처분 대상 가축들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업체도 거기에 맞게 시설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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