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향후 10년간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 전 세계 인구의 5명 중 1명이 기아에 허덕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환경 분야 비정부기구인 세계생태기금(UEF)은 18일 '기후변화가 농작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과 2020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하면서 "2025년까지 아프리카의 경작지 3분의 2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UEF가 2007년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4차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모의 실험해 본 결과다. IPCC는 당시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지구 기온이 평균 2.4도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는 8억9,000만명이 더 늘어나 총 78억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UEF는 "신생아를 기준으로 아프리카는 2명 중 1명, 아시아는 4명 중 1명, 라틴아메리카는 7명 중 1명이 영양결핍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추세에 따르면 현재 7명중 1명꼴인 기아가 2020년이면 5명중 1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UEF는 지구 온난화로 식량 공급도 지역별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기온상승과 사막화로 아프리카 대륙의 경작지는 크게 줄고 일부 지역에서는 밀과 옥수수 재배가 완전히 끊길 전망이다. 세계 2대 벼와 밀 생산국인 인도에서는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는 포도와 올리브 생산이 크게 줄어 와인산업 등에 피해가 예상된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기후변화에 따라 작황이 더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됐다.
경작지와 작황이 줄어들면서 앞으로 10년간 주요 4대 작물 가운데 콩을 제외한 쌀과 밀, 옥수수는 수요 대비 공급이 9~14% 부족해져 가격이 평균 20%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보고서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촉구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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