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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이버 용자' 문용식 나우콤 사장 "현재 저작권법은 콘텐츠 산업 발전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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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이버 용자' 문용식 나우콤 사장 "현재 저작권법은 콘텐츠 산업 발전 저해"

입력
2011.01.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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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동영상 등 인터넷 콘텐츠를 제공하는 나우콤의 문용식(52ㆍ사진) 사장은 트위터에서 '사이버 용자(勇者)'로 통한다. 지난해 10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마트의 값 싼 피자 판매를 둘러싸고 트위터 설전을 벌인 후 얻은 별명이다. 문 사장이 "이마트의 피자 판매는 동네 상권을 죽이는 행위"라고 지적한 데 대해 정 부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맞받아치자, 그는 대기업의 자세에 대해 정색하고 다시 반론을 펼쳤다.

문 사장은 왜 그렇게 흥분했을까? 19일 만난 문 사장은 "사회지도층인 정 부회장이 해서는 안 되는 자랑을 했다"며 "이마트가 수많은 박봉의 비정규직을 희생시키며 성장해놓고, 정규직에게 넉넉한 복리후생을 제공한다고 자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회 지도층일수록 고통 받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는 겁니다." 문 사장은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대기업, 공무원 등 특권층"이라며 "특권층에 대한 과도한 보상 때문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최근 벌금형을 받고도 네티즌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8년 나우콤의 동영상 서비스인 아프리카에서 영화 동영상 유통을 방조,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최근 항소심에서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의 1심 선고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만 강화해 범죄자를 양산하고 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얻는 기기업체, 서비스업체 등이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저작권료로 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사장은 자신이 '대안적 보상체계'라고 이름 붙인 구상을 조만간 행동으로 옮길 생각이다. 올해 안에 재단법인을 만들어 저작권법 해결방안을 연구한다는 계획. 이번 벌금형에 대해서도 대법원에 상고할 생각이다. 이는 정부가 저작권법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08년 촛불시위 때 시위현장을 아프리카를 통해 중계를 했는데, 이 때문에 정부가 저작권법을 적용해 구속했다"는 설명이다.

사이버 용자, 문 사장은 실제로 1980년대 민주화운동 당시 이름을 떨친 거리의 투사였다. 서울대 국사학과 79학번이었던 그는 군사정권에 맞서 시위를 벌이다 수 차례 구속됐다. 1985년 '깃발-민주화추진위원회'위원장이던 문 사장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7년간 옥살이를 하고 나와 취직이 안되다 보니 설립한 게 바로 나우콤의 전신인 BNK였다.

전자출판업체였던 BNK는 이후 PC통신 서비스를 하며 나우콤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동안 나우콤은 대주주사가 부도로 3번이나 바뀌었고, 3년 연속 누적 적자가 100억 원을 넘어설 만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한 우물을 파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고 믿는 문 사장은 20년 동안 나우콤을 지켰고, 덕분에 지금은 흑자로 돌아설 수 있게 됐다. 나우콤의 올해 매출 목표는 500억원, 영업이익 목표는 60억원. 새로운 게임과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증권 전문 인터넷방송 등도 올해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담은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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