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29ㆍ클리블랜드)가 19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1년간 397만5,000달러(약 44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46만1,100달러를 받았던 추신수는 9배 가까운 연봉 수직 상승으로 당당히 어깨를 폈다. 물론 연봉조정을 거칠 경우 몸값을 더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액수는 아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다년 계약을 할 경우 평균 연봉 1,000만달러까지도 예상했다.
추신수는 계약 후 에이전트를 통해 "시원섭섭하다. 올시즌을 마친 뒤 더욱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할 것"이라고 했다. 추신수의 결단에는 어떤 판단이 작용했을까.
풀타임 3시즌을 뛰어 연봉조정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실제로 지난 시즌 뒤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다음달 초부터 열릴 연봉 청문회까지는 가지 않았다. 지난 1991년 이후 20년간 선수와 연봉조정 사례가 없는 구단과 얼굴을 붉히면서까지 눈앞의 대박에 목을 맬 필요가 없었다. 대신 1년 계약으로 여지를 남겨뒀다.
클리블랜드와 장기계약할 경우 더 좋은 조건의 팀으로 이적하는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가난하고 팀 성적도 변변찮은 클리블랜드와 일정 간격 거리를 두고 일단 올시즌 성적을 내면서 몸값을 더 높이겠다는 의도다. 줄다리기 끝에 클리블랜드가 내놓은 액수도 섭섭한 수준은 아니었다.
추신수는 2013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진짜 '잭팟'은 그때 터뜨려도 늦지 않다. FA전까지 매년 몸값을 올려 클리블랜드가 그의 몸값을 감당할 수 없다면 '빅 마켓' 구단으로 트레이드를 노려볼 수 있다. 시나리오대로라면 과거 박찬호(텍사스와 5년간 6,500만달러 계약)를 뛰어 넘는 '메가 딜'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해 당시 만 31세의 외야수 제이슨 워스는 워싱턴과 7년간 1억2,6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은 301만4,572달러. 추신수의 연봉은 이제야 평균을 제법 내려다볼 수 있게 됐다. 박찬호(오릭스)의 1,550만달러, 김병현(전 애리조나)의 657만달러에 이어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세 번째로 높은 연봉이기도 하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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