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질문과 어떤 답변이 나올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예정된 공동 기자회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후 주석은 이날 기자회견 석상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직접 받기로 했다. 양국은 미국 기자 2명, 중국 기자 2명이 각각 1개씩 모두 4개의 질문을 하기로 사전에 조율한 상태이다.
후 주석은 좀처럼 공개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공개적인 질의 응답이 이뤄진 것도 베이징(北京)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2005년이 마지막으로 이미 6년전의 일이다.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때는 양국 지도자가 공동성명을 읽기만 했다.
기자들의 공개 질의 형식으로 후 주석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은 미국의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2006년 후 주석의 방미 때는 국빈방문이 아닌 실무방문이었다. 중국은 당시 미국의 홀대에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이로 인해 이번 방미를 추진하면서 중국은 국빈방문을 강력히 요청했다. 미국은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그 대가로 기자회견과 일문일답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환율, 북핵, 경제불균형 등 많은 의제에서 강경 기조로 중국을 몰아붙일 작정이다.
그러나 공동성명 등으로는 민감한 문제를 끄집어 내는 데 한계가 있다. 후 주석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예상치 못한 질문뿐이라는 워싱턴 정가의 판단이 일문일답을 이끌어 낸 것이다. 어떻게든 거대한 중국의 최고 지도자를 흔들어보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이런 연유로 기자회견이 사실상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백미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미중 양국의 신경전은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때도 있었다. 미국 측은 2009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때 중국 대학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을 검열 없이 전국방송인 관영 CCTV를 통해 생중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과 질의 응답을 지역 방송인 상하이TV로만 중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전파되는 것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였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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