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북미국제오토쇼가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의 현대차 전시관. 현대차의 공식 발표회를 앞두고 전세계 취재진과 자동차 관계자 등 300여 명이 몰려들어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단상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고객들의 기대를 뛰어 넘는 감성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현대차의 새 브랜드 전략이 바로'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이라는 슬로건에 담겨있다"고 역설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 경영을 선언했다.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시장 주도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새 전략을 정의선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우리의 목표는 가장 많이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가장 사랑 받는 회사이자 고객의 신뢰를 받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은 싼 차'에서, 앞으로는 '품질과 감성이 뛰어난 비싼 차'로 브랜드 전략을 상향 조정,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겠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은"프리미엄은 고객들의 기대를 뛰어 넘는 감성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현대차만의 모던 프리미엄을 추구하겠다"는 구체적 전략도 밝혔다. 현대차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소형차 부문을 강화하고 고급화해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미국 빅 3와 유럽 업체들이 소형화와 고급화를 동시에 지향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 부분에서 현대차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형차 프리미엄화 전략은 이미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웬만한 중형차 수준의 성능을 갖춘 신형 아반떼를 미국 시장에 1만4,830~1만9,980달러에 출시, 도요타의 코롤라(1만5,600~1만7,470달러)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쏘나타도 1만9,195~2만7045달러로 도요타의 캠리(1만9,720~2만9,370달러)와 대등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품질 제일주의에 대해서는 부전자전(父傳子傳) 그대로다. 연설 뒤 6시간 동안 경쟁업체들의 전시관을 둘러 본 정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는 역사가 짧은 만큼 품질도 더 완벽해야 한다"며 정몽구 회장이 늘 강조해온 품질 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도요타 리콜사태를 의식, 선제적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도요타) 선례를 본 만큼 사후 대책이 아니라 완벽한 준비를 통해 아예 품질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앞서 참관한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와 관련, "스마트폰이 많은 것을 바꾼 것 같다"며 "융ㆍ복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모터쇼에서 운전석 뒷문이 없는 신개념 3도어 크로스오버차량(CUV) '벨로스터'와 콘셉트카 '커브'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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