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기소된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민주당 서갑원 의원, 한나라당 박진 의원의 정치적 운명이 27일 결정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연차 게이트 관련 사건을 각각 심리해온 대법원 재판부들이 27일 오후 2시 일제히 선고 공판을 연다. 먼저 이광재 지사의 선고 공판은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 심리로 2호 법정에서 열린다. 또 서갑원ㆍ박진 의원의 선고 공판은 같은 시각 대법원 1부 심리로 1호 법정에서 나란히 진행된다. 서 의원 사건의 주심은 김능환 대법관이고, 박 의원 사건의 주심은 민일영 대법관이다.
세 정치인은 "검찰 수사가 박연차 전 회장의 진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강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에게 적용된 정치자금법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광역단체장 직을 사퇴하도록 하고 있어, 선고 결과에 따라 정치적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이 지사는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으나,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 1,417만원을 선고받아 지사직 사퇴 위기에 놓여 있다. 서 의원도 항소심에서 벌금 1,200만원 및 추징금 5,000만원으로 감형됐으나 '의원직 상실'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벌금 80만원으로 감형된 박 의원만 형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정ㆍ관계 로비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대법원 3부ㆍ신영철 대법관)까지 이날 예정돼 있어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사법부 최종 판정이 나오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세 사건은 박 전 회장 진술에 관련된 사안인 만큼 박 전 회장 재판과 함께 정리하려는 취지로 날짜를 정한 것"이라며 "다른 정치적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임현주 기자 korear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