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저축은행의 급작스런 영업정지 이후 저축은행과 신협 등 서민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고객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계속 돈을 맡겨도 되는지, 최악의 경우 거래 금융기관이 영업정지를 당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량업체만 고른다면 서민 금융기관은 여전히 안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재테크 운영처라고 말한다. 저축은행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법을 알아봤다.
저축은행 홈피에서 확인
저축은행의 안정성을 검증하려면 '8ㆍ8클럽'에 속하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게 우선이다. 감독당국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8% 이상, 부실 여신(고정이하) 비율 8% 미만인 곳을 우량 저축은행인 '8ㆍ8클럽'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체 자산의 8% 이상은 자기자본이고, 빌려준 돈의 8% 미만에서만 문제가 터진 곳이 우량 기관인 셈이다.
이런 정보는 개별 저축은행 홈페이지의 요약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또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www.fsb.or.kr)의 '경영공시'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추가 확인 지표는
8ㆍ8클럽에 속하더라도 부실이 우려된다면 기본자기자본비율과 유동성지표, 영업이익 등을 참고할 수 있다.
기본자기자본비율이란 후순위 채권을 제외한 자기자본 대비 자산 비율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비율이 5%를 넘으면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유동성 비율(만기 1년 미만 단기부채 대비 단기자산의 비율)도 안전성 판단의 주요 지표이다. 이 비율이 높으면 보유 자산으로 급작스런 예금상환 요구를 손쉽게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 통상 100%를 넘으면 건전한 것으로 분류된다. 마지막으로 영업이익이 적어도 최근 6개월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의 주범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기업대출로 잡히기 때문에 기업대출 비중이 낮을수록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정보는 저축은행의 경영공시를 통해 공개한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5,000만원 이하로 분산예치
저축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하고도 불안하다면, 5,000만원 이하로 쪼개 여러 곳에 분산 예치하면 된다. 저축은행이 파산할 경우에도 예금과 적금은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인당 5,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5,000만원 이상을 굳이 특정 기관에 맡기고 싶다면 가족이나 신뢰하는 지인의 명의를 빌려 5,000만원 이하로 나눠 예치해도 된다. 다만 후순위채권에 투자한 돈은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한 관계자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당장 예금을 인출하는 것은 이자 손실만 볼 가능성이 커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삼화저축은행처럼 영업정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저축은행은 거의 없다. 또 전체 105개 저축은행 중 102개는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도 "만기가 되지 않은 예금을 해지하면 2%포인트 정도의 이자 손실을 입게 된다"며"특히 1년 만기 예금이라면 만기까지 그대로 예치해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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