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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졸 날품팔이 소설가 日 아쿠타가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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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졸 날품팔이 소설가 日 아쿠타가와상 수상

입력
2011.01.1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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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졸업한 뒤 날품팔이로 생계를 꾸려온 40대 일본 소설가가 17일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일본문학진흥회는 이날 제144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니시무라 겐타(西村賢太)의 <고역열차(苦役列車)> 와 아사부키 마리코(朝吹眞理子)의 <기코토와> 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눈길 끄는 것은 문학도 출신의 젊은 작가가 대세인 역대 아쿠타가와상 수상자 대열에 포함된 니시무라의 이력이다.

도쿄(東京)에서 태어난 니시무라는 초등학생 때 부친이 범죄로 수감된 뒤 이혼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생활은 어려웠고 의무교육인 중학교를 마친 뒤 가출해 부두 하역이나 술집 점원 등 육체노동으로 밥벌이를 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그동안 폭행상해사건으로 두 차례 체포돼 벌금형을 선고 받은 전과도 있다. 소설가의 길에 들어선 건 2003년 동인지 <연와(煉瓦)> 에 참가하면서부터. 이듬해 동인지에 발표한 작품이 월간 문학지 <문학계> 에 전재돼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아쿠타가와상 후보에도 2차례나 올랐다.

"자신보다 더 몹쓸 놈이 있다는 걸 알고 구원 받을 사람이 있다면 족하다"는 그의 말처럼 니시무라의 작품은 자신의 불행한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수상 소감에서도 그는 "소설로 쓴 사건들은 90% 이상이 실화"라고 말했다. 공동 수상한 26세의 게이오(慶應)대 대학원생 아사부키가 프랑스문학가인 아버지와 시인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작품이 '거의 전부 픽션'인 것과 대조적이다.

<고역열차> 는 무일푼의 주인공이 날품팔이를 하며 알게 된 젊은이에게서 우정을 느끼지만 그와 그의 애인에게 술 취해 추태를 보인 뒤 사이가 멀어진다는 내용으로 미래 없는 젊은이의 고민을 그렸다.

문예지에 발표된 순문학 단편을 대상으로 한 아쿠타가와상과 달리 단행본으로 출간된 중ㆍ장편소설을 후보로 하는 나오키(直木)상에는 이날 미치오 슈스케(道尾秀介)의 '달과 게', 기우치 노보리(木內昇)의 '표사(漂砂)는 노래한다'가 공동 선정됐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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