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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품만 찔끔… 대형마트 '생색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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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상품만 찔끔… 대형마트 '생색 할인'

입력
2011.01.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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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잇따른 가격동결·인하

대형마트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동결하거나 내리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정부의 강압적 분위기에 밀려 생색내기 시늉을 하거나, 홍보성 미끼 상품을 내건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 들어 우유와 식용유, 씨리얼 등 26개 제품값과 함께 270여개 설 선물세트 가격을 동결 또는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0.8% 낮아졌지만 이번에 선호도 높은 제품 중심으로 가격을 동결하거나 할인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16일 320여개 설 선물세트 가격을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동결ㆍ인하키로 했고, 홈플러스는 6주 간격으로 600~700개 제품을 선정해 10% 정도 할인판매하는 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이마트의 경우 상시저가 정책 자체가 불분명하다. 이마트는 지난해 1월 7일자 자료를 통해 "핵심 생필품은 1개월~1년간 지속적으로 인하된 가격에 판매한다"며 "2~3년 내에 모든 상품 가격을 인하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타사의 일주일 할인판매를 비판하며 "기존의 관행적인 대형마트 영업방식에 벗어나겠다"고 했다. 이는 4만여개가 넘는 이마트의 판매 제품 상당수를 상시저가에 팔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이마트는 지난해 3월게 부터 상시저가 대상 품목을 일부 생필품으로 한정했고, 실제로 지난해 말 자체 집계한 상시저가 제품도 3,000개 안팎에 불과했다. 최근 가격 동결ㆍ인하 방침을 밝힌 26개 제품 대부분의 할인율은 한자릿수에 불과하고, 샴푸와 분유 등은 가격 인상 주기를 감안할 때 올해는 변동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덜어주려면 작년에 천명한 가격인하 방침만을 착실히 실행해도 될 것"이란 비아냥이 나오고, 소비자단체는 "물가안정이란 타이틀만 달았을 뿐 생색내기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고 비판한다.

롯데마트나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들의 올 설 선물세트 가격 동결ㆍ인하 방침도 도마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정육ㆍ청과세트를 제외한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은 지난해 추석 전후에 생산했거나 공장의 유휴라인을 활용할 경우 전체 제품의 70~90%는 가격 동결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한 업체 관계자도 "명절 선물세트 가격은 매번 직전 명절을 기준으로 삼는다"며 "이번에 특별히 가격을 낮추거나 동결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진정으로 물가안정에 기여할 생각이라면 소비량이 많은 품목 위주로 상시저가 판매에 나서야 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홍보성 미끼상품에 불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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