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엄마의 엄격한 자녀교육에서 시작된 동양식-서구식 교육법 논쟁이 미국에서 가열되고 있다.
논란의 근원은 중국계 미국인인 에이미 추아(48) 예일대 법대 교수가 자신의 두 딸을 키운 경험담을 써낸 책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 .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간을 앞두고 8일(이하 현지시간) 책 내용을 요약한 추아 교수의 글 '왜 중국 엄마들이 우월한가'를 게재한 직후부터 인터넷에서 논란은 불붙었고 책은 발간 당일인 11일 아마존 판매 순위 6위에 올랐다. 이어 16일 미국인 작가가 추아 교수의 육아법을 정면 반박하고, 추아 교수는 다시 해명에 나섰다. 호랑이>
일파만파를 일으킨 추아 교수의 책은 한 마디로 자녀의 자율권을 제한하고 주입식으로 교육시킨 동북아식 육아법을 설파하고 있다. 추아 교수는 현재 18세, 15세가 된 두 딸을 키울 때 밤샘 파티를 금지하고, 피아노나 바이올린 연습을 시키면서 "게으름뱅이" "쓰레기" 같은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인형을 태워버리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시아계 이민자는 이런 강압적 육아법이 실제 일어나는 사실이라고 인정했고 필요성을 공감하기도 했다. 반면 어떤 이들은 이를 아동학대로 치부하며 중국 또는 외국인 혐오를 불러일으킬 내용이라고 반응했다.
<어머니 취업 미스터리> 라는 소설을 쓴 유대인 작가 에일렛 월드먼(46)은 16일 WSJ에 '죄의식 많고, 이중적 감정을 느끼는 서구 엄마를 위한 변명'이라는 글을 기고, 추아 교수를 반박했다. 그는 돈을 아끼려고 자녀를 친구 집에서 재우고, 따분한 음악발표회에 가기 싫어 아이들이 배우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끊게 했다며 유머를 섞어 중국식 교육법을 꼬집었다. 나아가 아이 성적이 올 A가 아니었을 때 추아 교수가 "소리를 치고 머리카락이 쭈뼛 설 만큼 폭발했다"고 한 데 대해 월드먼은 "중국 엄마와 서구 엄마의 차이점은 아이를 혼낼 때 느끼는 죄의식"이라고 무겁게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가벼운 난독증이 있었던 딸이 부모의 압박 없이 스스로 읽기교육프로그램을 수강, 난독증을 극복했을 때 자랑스러움으로 벅차 올랐다고 덧붙였다. 어머니>
추아 교수는 16일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내 책은 경험담일 뿐 육아전문서적은 아니다"라며 "(중국식과 서구식) 두 가지 육아 패러다임의 장점만을 취합한 형태가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만 나 자신은 거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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