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봤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과연 저런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얼음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한 드리블을 보인 그는 마치 발레 댄서 같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소년팀을 맡고 있는 에릭 해리슨 코치가 라이언 긱스(38ㆍ맨유)를 처음 본 뒤 내뱉은 감탄사였다.
17일(한국시간) 토트넘(0-0)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10~11 경기를 통해 리그 600경기 출전 이정표를 세운 긱스는 애초의 기대만큼 성장, 1990년대부터 '맨유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긱스가 21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쓴 새 역사와 치열한 생존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롱런 비결은 뭘까.
최고 명문클럽 맨유에서 무수한 역사 창조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긱스에 대해 "정말 위대한 인물이다. 선수들에게 긱스를 롤 모델로 삼으라고 주문한다"고 평가했다. 또 퍼거슨 감독은 "긱스는 그저 믿을 수 없는 인간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그는 공격 포지션의 편견에 도전한 선수"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감독의 평가처럼 긱스는 단명할 수밖에 없는 공격 포지션에서 무려 21시즌 동안 활약하며 화려한 명성을 쌓았다.
1991년에 데뷔한 긱스는 리그만 600경기를 뛰었다. 바비 찰튼(606경기)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 그러나 통산 경기 기록을 따진다면 기라성 같은 '맨유의 전설'들도 긱스를 따라잡지 못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컵, FA컵 대회 등을 모두 포함해 긱스는 총 856경기를 뛰었다. 2위 찰튼은 758경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는 EPL 최다 우승컵(11개), 통산 최다 우승컵(24)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왼발의 달인'인 그는 EPL(21시즌)과 UEFA 챔피언스리그(11시즌) 최다 시즌 연속골과 EPL 최다 어시스트(92개)를 기록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8년 전부터 '요가'로 체력 관리한 게 롱런 비결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긱스는 맨유와 1년 연장 계약을 앞두고 있다. 운동선수로는 이미 환갑을 훌쩍 뛰어넘은 나이임에도 긱스가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요가'에 있다. 인도의 수행 요법인 요가가 긱스의 체력 관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긱스는 8년 전부터 요가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요가 사랑'에 빠진 그는 최근 '긱스의 요가 DVD'까지 냈다. 긱스의 요가 DVD는 DVD 판매 순위 톱20 안에 들 정도로 히트 상품이다. 그는 "DVD를 낸 목적은 어린 아이들의 자세 교정과 건강 관리에 있다. 컴퓨터와 책상 등에 오래 앉아있는 아이들에게 요가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학습용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요가가 나의 선수생활을 늘이는데 도움을 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요가는 부상 예방에 신통해 매일 훈련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요가를 통한 단련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 할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요가를 적극 추천한다"고 각별한 요가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600경기 출전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좋은 느낌이 이어져 오고 있고 여전히 나는 즐기고 있다. 구단이 오랫동안 필요로 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라이언 긱스의 기록들
●EPL 출전 600경기(역대 2위)
●통산 출전 (챔피언스리그, 컵 대회 등 포함) 856경기(1위)
●EPL 우승컵 11개(1위)
●통산 우승 24개(1위)
●EPL 어시스트 92개(1위)
●EPL 최다 시즌 연속골 21시즌(199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시즌 연속골 11시즌(1996~2007)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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