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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ㆍ일일드라마의 '구태의 공식'/ 아침엔 통쾌하게, 저녁엔 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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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ㆍ일일드라마의 '구태의 공식'/ 아침엔 통쾌하게, 저녁엔 뻔하게

입력
2011.01.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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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드라마와 일일 드라마는 전형적인 구악 드라마 요소들을 모은 종합판으로 불린다. 주부들이 주 시청층인 아침 드라마는 대부분 불륜을 소재로 해 ‘불륜 드라마’라는 낙인이 찍힌 지 오래다. 악녀를 등장시켜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수법은 수없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자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낸다. MBC ‘주홍글씨’나 SBS ‘장미의 전쟁’은 극으로 치닫는 부부관계나 바람을 피우고도 뻔뻔한 남편과 시종일관 악한 불륜녀를 통해 시청자들이 가슴을 치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징벌한다. 주부들은 당하는 여성 입장에 서서 함께 억울해하고 통쾌한 복수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드라마에 붙박인다.

불륜의 틀을 벗어난 드라마는 경쟁 상대가 되기 힘들다. ‘탈 불륜’을 선언한 KBS2 ‘사랑하길 잘했어’는 따뜻한 가족드라마로 선전하고 있지만 아침 드라마 중 시청률이 가장 낮다. 맞편성이 기본인 여느 드라마들과 달리 아침 드라마는 각각 다른 시간대에 배치돼 주부들이 채널을 돌려가며 다 볼 수 있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주부들의 호응이 떨어지는 편이다.

가족들이 모여 저녁 밥상을 물릴 무렵 방송되는 일일 드라마들도 억척스러운 남녀의 성공스토리나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을 조금씩 변주해가며 되풀이한다. 이 시간대의 주시청층인 중장년층을 겨냥한 포석이다. 극 전개도 중장년층이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하다. 잠깐 부엌일을 하다가 봐도, 며칠 안보다가 봐도 극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극중 인물들도 단순 명쾌하게 선악이 갈릴 정도로 대부분 평면적이다. 시청자들은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뻔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확인해가면서 드라마를 즐긴다. 가족의 화합, 인물들 간의 화해와 용서를 바탕으로 한 해피엔딩 일색이라는 것도 일일 드라마의 특징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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