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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신인 작가 왜 안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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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신인 작가 왜 안나오나

입력
2011.01.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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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탄탄한 구성을 갖춘 외국 드라마를 보며 눈을 키우고 있는데 국내 드라마 작가들은 왜 뻔한 이야기만 쏟아내고 있을까. 방송사에 소속된 경력 3년의 드라마 작가 A씨는 “안전한 길만 고집하는 방송 시스템과 편당 몇천만원의 원고료를 받는 소위 스타작가의 견고한 카르텔이 방송계를 장악한 현실에서는 똑같은 드라마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참신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라도 작가가 이름값이 없으면 방송사에 진입하는 경로 자체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나 제작사에서는 일단 검증된 작품을 원한다. 그러니 작품 자체를 평가해 고르기보다는 대부분 작가의 유명도에 의존해 작품을 발주하는 식이다. 스타 작가들은 “진부한 스토리라 해도 시청률을 어느 정도 낼 수 있는 흥행코드를 알고 있고, 시청률에 따라 그때그때 바뀌는 쪽대본이 나도는 방송 시스템도 잘 이해하고 있어 방송사 입장에서 일하기 편한 상대”라는 설명이다.

A씨는 “일일 드라마로 몇 작품을 잇따라 성공시킨 원로 드라마 작가의 경우 보조작가를 여럿 두고 본인은 집필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방송사는 이 같은 사정을 알고도 그에게 일을 맡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명 작가들만 기회를 얻는 구조에서 권력을 가진 작가들에게 밉보이면 끝장이라 드라마 작가 지망생들은 보조작가 생활에서 억울한 일을 겪어도 항의조차 할 수 없다. “보조작가의 경우 일단 드라마를 쓸 기회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쓴 대본이라도 남의 이름으로 넘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 작가의 등용문으로 불렸던 방송사들의 극본 공모전마저 축소되면서 사실상 신인 작가들이 방송용 드라마 대본을 쓸 기회를 잡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공모전을 통하지 않고서는 유명작가의 보조작가로 활동하면서 인맥으로 기회를 얻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A씨는 “도제식으로 드라마를 배우다 보니 먼저 방송 시스템에 맞춘 작품을 쓰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다른 방식으로 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팔릴 만한 이야기를 생산해 내는 데에 주력하기 때문에” 비슷한 드라마가 계속 양산된다는 것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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