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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한국 소설시장 재도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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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한국 소설시장 재도전 성공

입력
2011.01.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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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제작 등 힘입어 수 억대 선인세 주고 재출간3년 전엔 수 만권 판매 그쳐… 투자만큼 성과 거둘지 관심

해리포터 시리즈와 이후 세계 출판계를 휩쓸고 있는 대형 베스트셀러인 스티그 라르손(1954~2004)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국내에 다시 상륙했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5,000만부 이상 팔렸으나 한국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 작품인데 출판사를 바꿔 다시 나왔다. 문학에디션 뿔은 최근 1부 (전 2권)을 출간한 데, 2부 (전 2권), 3부 까지 전 6권을 3월까지 연이어 펴낼 예정이다.

스웨덴 출신의 작가 라르손의 데뷔작이자 유작인 밀레니엄 시리즈는 정의파 기자와 괴짜 천재 해커가 재벌과 정계 등 부패한 사회 지배층의 추악한 범죄와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의 3부작 스릴러. '밀레니엄'은 소설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운영하는 시사경제 월간지 이름이다. 2005년 스웨덴에서 1부가 출간된 후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350만부가 팔렸고, 노르웨이(480만부), 영국(700만부) 등 유럽을 휩쓴 뒤 2008년 미국에도 상륙해 1,400만부나 팔리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3부 는 뉴욕타임스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목록에 33주 동안 올랐고, 이번 주에 다시 1위를 차지했다. 내년 말 개봉을 목표로 할리우드 영화도 제작되고 있어 돌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 수년간 유럽과 미국을 휩쓴 이 태풍이 국내는 비켜갔다는 점이다. 2008년 여름부터 2009년 여름까지 1~3부가 소개됐지만, 수 만부 정도만 판매되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범죄 스릴러물이 국내 주류 독자층인 20~30대 여성까지 흡수하는 장르가 아닌 데다 책이 소개될 당시 '미국발 태풍'이 불기 전, 그러니까 북유럽의 베스트셀러로만 알려진 탓도 무시할 수 없다.

체면을 구겼던 밀레니엄 시리즈가 출판사를 옮겨 다시 국내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미국에서의 폭발적 흥행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다. 미국 흥행 소식에 국내 대형 출판사들이 재계약 경쟁에 뛰어들어, 저작권료(선인세)가 급등해 수 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측은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루키가 쓴 의 선인세는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판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출판계도 선인세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거대 자본을 투입해 건곤일척의 흥행을 노리는 '블록버스터급 출판물'이 차츰 발을 넓히고 있다는 징표다. 의 흥행 여부가 이같은 출판 문화의 확산 여부를 가르는 한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 흥행으로 현지에서는 저작권 상속 분쟁도 벌어졌다.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잡지 '엑스포'의 편집장을 지낸 라르손은'노후 보장 차원에서' 첫 소설로 밀레니엄 3부작을 썼으나 출간을 6개월 앞둔 2004년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건축가이자 번역가인 에바 가브리엘손과 공식적인 결혼은 하지 않은 채 30년 넘게 살았는데 스웨덴 법원은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저작권 수익은 라르손의 아버지와 남동생에게 넘어갔다. 가브리엘손은 현재 법적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지난해 5월 보도에 따르면, 라르손의 동료들은 기자 시절 글 솜씨가 없었던 라르손이 작품을 직접 썼다는 것에 의문을 갖고 있으며 가브리엘손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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