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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살아 있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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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살아 있는 바다'

입력
2011.01.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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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언뜻 물만 출렁이고 생명체라고는 없는 사막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다 속을 들여다보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체가 숨 쉬고 있다. 바다는 뭇 생명이 태어난 고향이며, 생명을 키우는 어머니의 자궁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바다는 어머니와 동격이다. 바다 해(海) 글자에 어미 모(母)자가 들어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프랑스어의 바다 라 메르(La Mer) 역시 어원은 어머니와 같다.

투명하게 보이는 바닷물 한 방울에는 엄청난 수의 플랑크톤이 들어있다. 단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에 없는 것처럼 느낀다.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숫자보다도 많은 생명체가 우글거리는 곳이 바로 바다이다. 바다는 살아 숨 쉬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장소이다.

바다의 생명력은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에서도 느낄 수 있다. 세계박람회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여수에서 내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93일 동안 바다의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세계박람회 유치 결정으로 온 나라가 환호에 휩싸인 것도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는 그 동안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현장에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전시관마다 어떤 신기한 볼거리를 담을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신명 나는 축제 분위기로 관람객들의 어깨가 저절로 들썩거리게 할 구상도 하고 있다.

지금은 세계 구석구석 다녀본 경험이 있는 국민이 많아 새로운 볼거리를 만드는 일이 예전처럼 쉽지 않다. 어디에선가 이미 구경한 볼거리를 위해 먼 길을 찾아올 관람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유치 당시에 비해 분위기가 가라앉은 느낌이 없지 않다. 이제는 개막까지 5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세계박람회의 성공을 바라는 열망은 모두 같을 것이다. 준비하는 사람들만이 아닌 모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한다. 다시 축제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 유치 당시의 환호 열기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할 것이다. 언론에 홍보도 하고,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이벤트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세계인들에게 내년 개최를 알려야 한다.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듯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이다. 북쪽이 막혀있으므로 실제로는 도서(島嶼) 국가이다. 우리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다이다. 바다는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건너야 할 대상이고,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의지해야 할 어머니이다. 우리를 둘러싼 살아있는 바다가 없이는 우리의 삶도 불가능하다.

이런 사실을 자각한 정부는 10년 후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충분히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 산업은 세계 1, 2위를 다투고, 해운업이나 수산업 등도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 이제 해양과학이나 해양력 배양을 위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해양관련 산업의 선두주자인 우리나라에서 해양을 주제로 세계박람회를 열게 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여수세계박람회는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인의 해양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우리 생애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세계박람회를 해양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뜀틀로 삼아야 한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통해 바다의 생명력을 온 세계에 널리 전파해야 한다.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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