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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런 檢 "강희락 영장 내주에 재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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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런 檢 "강희락 영장 내주에 재청구"

입력
2011.01.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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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으로 제동 걸린 '함바집' 수사이길범 영장도 주춤… 정·관계 수사확대 난항"용두사미에 그칠 것" 벌써부터 비관적 전망도

함바집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 대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이 13일 기각됨에 따라 상당히 곤혹스럽게 됐다. 검찰은 "의연하게 해오던 대로 수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영장 기각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을 시작으로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65ㆍ구속기소)씨의 로비 대상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ㆍ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을 잇달아 소환해 수사에 속도를 붙일 참이었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지지 않음으로써 검찰의 수사 일정이 늦춰지는 것은 물론 향후 수사 자체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조사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13일, 늦어도 14일께 구속영장 청구가 예상됐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검찰은 이번 주 말 보강조사를 거쳐 다음주 초 강 전 청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고, 이 전 해경청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도 다음주 중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혐의 입증을 자신하던 데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유씨와 검찰 조사를 받은 유씨 측근들의 진술에서 유력 정치인 등의 이름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고, 검찰도 최근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을 출국금지하는 등 정ㆍ관계 인사에 대한 수사 확대 의지를 보였으나 쉽지 않게 됐다. '유씨 진술에만 의존한 무리한 수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이번 수사가 용두사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기 전인 지난해 말 "깊은 바다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보물도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검찰로서는 썩 달갑지 않다. 하지만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에서도 보였듯 검찰이 구체적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던 한 함바집 운영업자는 "대부분의 로비가 현금으로 이뤄졌던 만큼 검찰이 로비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같은 분위기에선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서울동부지검 김강욱 차장검사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은 법원과 우리의 견해 차이일 뿐이며 영장 기각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영장 기각으로 수사에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이번 수사에 대한 불만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 홈페이지 경찰가족사랑방 게시판에는 "돈 받은 사실을 인정했는데도 구속시키지 못한 것은 문제" "경찰을 표적으로 삼아 수사를 진행시킨 것 자체가 경찰의 수사권 독립 주장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주장 등 검찰 수사의 충실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경찰은 유씨가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김병철 울산경찰청장과 양성철 광주경찰청장을 이날 치안정책연구소로 전보 발령했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은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청장 자리에 둘 수는 없다"면서 "무혐의로 밝혀지면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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