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고(故) 박종철 열사의 24주기인 14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내의 '박종철 기념관'을 찾았다. 안 대표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담당 검사로, 부검에 입회해 박 열사가 타살됐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데 일조했다.
안 대표는 24년 전의 상황을 회고하면서 "박 열사의 위대한 희생정신과 민주주의에 대한 사랑,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열망 이런 것이 점차 세월이 가면서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안 대표는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치안본부로부터 '박 열사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하라'는 압력을 계속 받았는데 나는 물고문에 의한 질식사라고 상부에 보고했다"며 "이후 안기부에서 재차 '이것을 심장마비로 묻을 수 있겠느냐'고 했으나 나는 '이미 언론에 보도됐으니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방명록에 '민주화를 가져 오고 본인을 산화한 박종철 열사의 숭고한 뜻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자라나는 많은 후배들이 배우고 기념하기를 기원합니다'고 썼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갑자기 기념관 방문 일정을 잡았다. 이는 '보온병' '자연산' 등 설화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를 둘러싼 당청 갈등, 아들에 대한 야당의 근거 없는 폭로 등 잇단 '시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가 기념관을 방문한 것은 2007년 기념관이 세워진 이후 처음이다. 한나라당 대표가 기념관을 방문한 것도 안 대표가 처음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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