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바둑계가 바야흐로 91년생 전성시대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바둑 얼짱’ 이슬아(20 ․ 2단)가 2관왕에 올라 깜짝스타로 주목받더니 올해 정관장배서 스무살 동갑인 ‘천뚜기’ 문도원(2단 ․ 사진)이 일본과 중국선수를 상대로 파죽의 7연승을 거둬 1라운드 경기를 싹쓸이, 새로운 정관장 스타로 떠올랐다. 정관장배서 한 선수가 7연승을 한 것은 대회 사상 처음이다.
문도원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에 한국의 첫 번째 선수로 나서 아오키 기쿠요, 루지아, 지넨 가오리, 리허, 무카이 치아키, 송롱후이, 스즈키 아유미 등 일본과 중국 선수 일곱 명을 차례로 물리치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한국선수는 다섯 명이 건재한데 반해 일본은 한 명, 중국은 두 명 밖에 남지 않아 한국의 네 번째 우승 전망이 밝아졌다. 제2라운드 경기는 3월21일부터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평소 수읽기 능력이 탁월한데다 외모가 인기 개그맨 유재석과 닮아 천뚜기(천재 메뚜기)라는 별명이 붙은 문도원은 일곱 살 때 처음 바둑을 배운 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6년여 동안 한국기원 연구생 생활을 거쳐 2008년 3월 입단했지만 2년 연속 정관장배 예선 결승에서 탈락하는등 그동안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자상비군에 소속돼 맹훈련을 받은 후 엄청나게 가량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더니 삼수 끝에 출전한 이번 대회서 뜻밖에 대박을 터뜨려 단박에 반상의 히로인으로 우뚝 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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