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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서 첫 한인 시장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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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서 첫 한인 시장 탄생

입력
2011.01.1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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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노예이민으로 시작된 한국인의 중남미 106년 이민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일어났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동쪽으로 300㎞ 떨어진 인구 17만6,000여명의 찬차마요(Chanchamayo)시에서 15년째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정흥원(64)씨가 한국인 최초로 시장에 당선, 업무를 시작했다.

정 시장은 지난해 10월3일 치러진 선거에서 유권자 9만6,000명중 34.8%의 득표율로 현직 시장을 제쳤다. 한국인의 중남미 이민은 1905년 일본의 대륙식민합자회사가 강제 모집한 조선인 노동자 1,000명이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시에 정착하면서 시작된 아픈 뿌리를 갖고 있다.

1986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간 정 시장은 10년 뒤인 96년 페루 리마로 이주했으며, 찬차마요에 정착한 것은 올해로 10년째. 오랜 이민생활 속에서도 한국국적을 유지할 정도로 모국에 대한 애정도 크다. 페루에서는 외국인이 영주권을 갖고 있고 2년 이상 출마지역에 거주한 사실이 인정되면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을 제외한 공직에는 입후보가 가능하다. 정 시장이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 시장은 현지에서 음식점과 생수사업을 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안데스산맥 원주민들의 경제적 지원을 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현지인들을 도와 '빈민의 대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 시장 특히 힘든 이민생활을 하는 동안 병으로 자녀 둘을 잃은 경험이 있어 소외 아동을 돕는 데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래서 정 시장은 재임기간 중 무료 아동병원을 세우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정 시장은 지난 2일 가진 취임식에서 "회사 운영을 통해 쌓은 경험을 토대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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