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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간옹우묵' "차마 말 못할 임란의 참상" 조선 중기 사대부가 본 당대 생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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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간옹우묵' "차마 말 못할 임란의 참상" 조선 중기 사대부가 본 당대 생활상

입력
2011.01.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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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옹우묵/이기 지음ㆍ신익철 외 옮김/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발행ㆍ268쪽ㆍ1만5,000원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음이 불순하여 오로지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위주로 한다. 나그네들은 길가의 곡식을 훔쳐다 말을 먹인다. 평범하게 걸어가는 사람도 곡식을 밟고 지나가며 이삭을 자르니, 아끼고 보호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조선 중기 이조판서를 지낸 이기(1522~1600)의 필기잡록 <간옹우묵(艮翁疣墨)> 이 처음으로 국역됐다. 사대부로 벼슬살이를 했던 저자에게 흥미롭게 느껴졌던 이야기들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이기가 관직에 있으면서 보고 들었을 이야기나 당시의 독특한 중국 사행 풍습, 임진왜란의 참상, 선비들의 모범적 일화, 야화 등이 주 내용이다. 효성이 지극해 높은 관직에 있을 때도 관청에서 집에 돌아오면 주방에 들어가 직접 요리를 해 부모에게 바쳤다는 노수신을 비롯해 당대 인물들의 다양한 언행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육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사년(1593년) 겨울부터 갑오년(1594년) 봄까지는 죽은 사람한테서 살점을 베어먹거나 사람을 유인해서 삶아 먹었다. 먹는 사람은 거리낌이 없었고 보는 사람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아! 예로부터 듣기 힘들었던 일을 이제는 직접 듣는구나! "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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