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의 아시아 외교 사령탑을 조만간 중국전문가에서 지일파로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워싱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중국에 대해 융화노선에서 압력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진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정책을 반영한 인사라는 해석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방미를 마지막으로 중국전문가인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아시아국장이 퇴임한다. 후임에는 일본 오사카(大阪)ㆍ고베(神戶) 총영사를 지낸 대니얼 러셀 NSC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보좌관이 거론되고 있다. 직업외교관인 러셀 보좌관은 국무성 시절부터 일본어가 유창한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어 일본 측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베이더 국장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중일간 영토분쟁의 대상인 센카쿠(尖閣)문제에 대해 "미국은 중재하지 않았고 그런 역할을 할 생각도 없다"고 중국을 의식한 중립적 자세를 강조했다. 일본 방위의무를 명시한 미일안전보장조약에 대해서도 "일본의 행정권이 미치는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센카쿠도 일본의 행정권 아래 있다"며 간접적인 표현을 하는데 그쳤다.
베이더 국장의 거취와 관련해선 6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무장관 회담에 그가 배석하지 않아 일본 측을 의아하게 했다. 그는 회담 전 실무협의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곧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한편 국무성에서는 대중국 융화노선에서 압력노선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이 곧 물러나고 후임에 커트 캠벨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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