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조기 재선 가도에 나설 조짐이다. 대선까지는 2년이나 남았지만 백악관이 조만간 재선 캠페인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백악관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착수를 이달 중 발표하고, 선거 자금 모금도 3월 또는 4월 초에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선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고문, 짐 머시너 비서실 차장 등 오바마 대통령 최측근 3명이 수주 안에 시카고에 차려질 재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08년 대선 캠페인을 지휘했던 데이비드 플러프는 10일부터 선임고문 자격으로 정치 일정과 대국민 홍보를 담당하는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캠페인 경험이 있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고위 관계자들도 곧 재선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차분하게(low-key) 진행할 것이라며, 지자들에게 이메일이나 성명 등의 간단한 형식을 통해 알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을 2년이나 앞둔 시점에서 너무 일찍 재선 준비 모드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가령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선의 경우 조직 인선은 2003년 5월에야 마무리됐고, 그 해 가을까지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 주변 인사들은 조기 선거 캠페인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지난해 11월 중간 선거 참패 이후 무당파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오바마의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 자금 모금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치밀한 전략을 짜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재선 캠프를 시카고에 두는 방안도 논란거리다. 선거 관련 조직이 두 곳으로 분산될 경우 권력이 충돌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1996년) 및 조지 W 부시(2004년) 전 대통령의 재선 때는 모두 워싱턴에 캠프가 꾸려졌다.
1992년 클린턴 전 대통령 선거 캠프의 매니저였던 제임스 카빌은 “워싱턴과 시카고 간 공간적 거리는 불가피하게 캠프 내부의 의견 차이로 연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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