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몸과 마음/ 술과 담배, 잦은 야식은 위액 ‘분노의 역류’불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 술과 담배, 잦은 야식은 위액 ‘분노의 역류’불러

입력
2011.01.12 12:02
0 0

긴 겨울 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밤참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야식의 즐거움 뒤에 신물이 넘어오거나 소화불량 등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야식과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인한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 외래질환 중 위식도 역류질환자가 지난 10년 사이 4~5배 증가했으며, 최근 2~3년간 연간 200만 명 이상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는 이 질환을 잘못 자가 진단해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병을 키우고 있다. 심지어 58.5%가 위장보호제 등 치료효과가 없는 약을 먹다가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최명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단순한 속쓰림, 소화불량 등으로 자가 진단해 일시적인 증상완화만 하다 보니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위산 분비 조절하는 PPI제제 등이 효과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에 머물거나 아래로 내려가야 할 위산이 역류해 주로 가슴 안쪽에 타는 듯한 통증이나 속쓰림을 일으킨다. 식도와 위 사이 근육을 죄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약해지거나 잘못 열리면 위액이 식도로 거꾸로 흐르게 된다.

위산은 강한 산성을 띠고 있어 식도에 닿으면 점막이 손상된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 속쓰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목이 아프고, 만성 기침, 천식, 가슴통증, 목에 무언가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일으킬 수 있다.

음주와 흡연, 야식 등의 식습관이 이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도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 임신으로 인한 급격한 호르몬 분비 변화도 한 원인이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면증과 같은 위에 부담을 주는 정신신경계 증상도 이 질환의 원인이다. 일부 경련완화제와 천식치료제,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아스피린 등), 고혈압치료제(칼슘채널차단제) 등의 약물도 위식도 역류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궤양처럼 위산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치료한다.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제가 쓰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산 분비 자체를 막는 H2차단제나 프로톤펌프억제제(PPI제제)가 주로 처방된다.

제산제는 흔히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먹는 겔포스, 알마겔 등을 말한다. 이 약들은 단기적으로는 증상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내성이 생겨 약효가 떨어지므로 1회적인 속쓰림이 아닌 위식도 역류질환이나 위궤양에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제산제 복용으로 위산 분비가 억제되면 소화효소를 활성화하는 펩신이나 염산이 결핍돼 소화불량이 되고 철이나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 흡수에도 차질이 생긴다.

H2차단제(라니티딘(GSK의 잔탁), 파모티딘, 시메티딘)도 일정기간 이상 먹으면 내성이 생겨 약효가 50%까지 떨어진다. 이는 약 용량을 늘려도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H2차단제는 중증 위식도 역류질환에는 효과가 없다.

PPI제제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성분명 에소메프라졸), 얀센의 파리에트(라베프라졸), 태평양제약의 판토릭(판토프라졸), 제일약품의 란스톤(란소프라졸) 등이 있다. 넥시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PPI제제다. EAZEE와 EXPO 연구 등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란소프라졸이나 판토프라졸보다 치료효과가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에트는 다른 PPI제제와 달리 위 산성도에 관계없이 약효 발현속도가 가장 빠르고 유전적 특질에 따른 약효 차이가 가장 적어, 인종과 나이, 증상의 심각도에 별로 구애되지 않고 일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 음식 자제하는 게 좋아

위식도 역류 질환을 예방하려면 우선 바른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과식을 피하고, 식사 후 바로 드러눕거나 웅크리지 않으며, 야식을 피해야 한다. 또한 기름지고 매운 음식과 식도 점막을 직접 자극하는 신과일 주스, 양파ㆍ후추ㆍ초콜릿ㆍ토마토를 재료로 한 음식, 커피ㆍ홍차ㆍ콜라 등은 하부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특히 포도주와 맥주는 위산 분비를 늘려 증상을 심하게 만든다. 비만인 사람은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몸을 죄는 옷보다는 헐렁한 옷을 입고, 평소 몸을 숙이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