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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전동 휠체어' 팔순 어르신의 다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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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전동 휠체어' 팔순 어르신의 다리가 되다

입력
2011.01.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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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 눈 감기 전에 많이 좀 돌아다니고 싶어."

팔순의 고령에다, 지체장애 3급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좀처럼 걷기 힘든 하태진(84·서울 마포구) 할아버지는 11일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장난감을 생일선물로 받은 어린 아이처럼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연신 전동 휠체어를 만지작거렸다. 진작부터 하나 있으면 했지만 2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 엄두를 내지 못하던 터여서 기쁨은 더욱 컸다.

할아버지에게 전동 휠체어를 새해 깜짝 선물로 제공한 곳은 민간단체인 나눔나라국민운동본부. 2002년 설립돼 개인과 기업 등의 기부 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는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장애인을 대상으로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 주고 있다.

방법은 이렇다. 장애인복지법 등에 따라 차상위계층 가운데 지체·뇌병변·척수장애(1~4급) 등급을 받은 사람이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구입할 때, 구입 금액의 80%에 해당하는 정부 보조금을 제외한 나머지 개인 몫(최대 42만 6,000원)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지원금은 개인과 기업 등이 내놓은 옷과 신발, 정수기 등 기부 물품을 교회 등지에서 여는 바자회를 통해 판매해 마련한다. 이렇게 모은 1,000여 만원으로 이달 11일 현재 20명에게 전동휠체어 9대, 전동스쿠터 11대를 선물했다. 소문을 듣고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장애인만 현재 200여명에 달한다.

운동본부는 이 사업을 범국민운동으로 정착시켜 모든 장애인들이 이동권을 보장 받도록 하는 한편 서로 돕는 사회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박찬수 본부장은 "전동휠체어 등을 구입할 때 전액을 지원받는 기초생활수급대상 장애인들 보다 차상위 계층을 먼저 돕고 있다"며 "고장이 잦지만 비싼 수리비를 감당 못해 구입하고도 오래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수리비용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품 기부를 희망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나눔나라운동본부 사업국(1688-0749)으로 연락하면 된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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