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상승 랠리 덕분에 고수익을 내고 있는 원자재펀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는 대안 투자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농산물이나 유가에 베팅하는 원자재펀드 신상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11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농산물 선물에 투자하는 ‘TIGER농산물선물 상장지수펀드(ETE)’를 거래소에 상장했다. 이 펀드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와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상장된 농산물 4개 종목(옥수수ㆍ대두ㆍ밀ㆍ설탕)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해 12월 수익률을 유가의 85~90%까지 연동시킨 ‘에너지드림배당 특별자산펀드’를 출시했다. 농산물 ETF를 선보인 미래에셋맵스운용 한재형 마케팅 팀장은 “분산 투자 목적과 더불어 물가상승을 고려해 펀드를 구성, 출시했다”고 말했다.
원자재 펀드 출시가 잇따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농산물, 석유,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지난 4분기중 원당과 옥수수는 각각 33%, 36%, 대두가 17% 오르는 등 주요 곡물가는 크게 치솟았다. 유가도 작년11월부터 급등, 최근 배럴당 90달러선을 넘어섰다. 금 은 등 귀금속도 새해 첫 거래일부터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브라질 가뭄, 호주 폭우 등 이상기온에다 투기적 자금까지 쏠리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 전망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농산물펀드들의 수익률도 급등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 순자산이 1억원 이상인 농산물투자펀드 9개의 1개월 수익률(11일 기준)은 3.21~6.89%로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는 1.11%, 국내 주식형펀드가 5.25% 수익을 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이익을 내고 있는 셈. 특히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 월드애그리컬쳐’펀드는 최근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이 각각 17.55%, 41.77%에 달하는 등 꾸준히 최고 수준의 수익을 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서동필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운데서도 농산물은 기상악화 등으로 늘 공급이 달리는 품목이라 관련 상품들이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다만 이런 변동성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분산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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