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주무른다고 할만한 미 국무장관이 위키리크스의 미 외교전문 폭로에 따른 진통으로 ‘사과하러 다니는’ 순방에 여념이 없다고 1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등에 이어 11일 미 국무장관으로는 20년만에 예멘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이란 및 알카에다 제재문제를 논의하다 말고 보좌진에 록 밴드 투어공연 때 스태프들이 입는 ‘투어 재킷’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큰 세계 지도 위에 ‘사과 투어’라고 쓰여진 그런 재킷이 필요하다”고 농담을 했다. 한달 새 두 번째인 중동 순방이 공식적으로는 대테러 전쟁을 위한 동맹강화가 목적이나 사실은 위키리크스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과 투어’임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기밀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과 인접한 중동국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 나라들이 미국에 좀 더 강경한 대 이란 정책을 은밀히 촉구해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또 사우디가 레바논 헤즈볼라 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범 아랍군을 제안했고, 튀니지 대통령이 시리아를 이란의 대리인처럼 보고 있다는 사실도 폭로된 외교전문에 포함돼 있었다.
클린턴 장관은 “위키리크스에 대한 해명은 국무장관을 떠나도 내 남은 인생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11일 런던 법원에서 열린 스웨덴의 범죄인 인도요청 심리에 출석한 위키리스크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전세계 곳곳의 협력 신문사와 인권단체를 통해 외교전문과 다른 문건을 추가로 폭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8일부터 매일 새로운 외교전문을 폭로하던 위키리크스 웹사이트는 5일자 업데이트 이후 폭로를 중단한 상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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