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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영재' 카이스트 입학 1년만에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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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영재' 카이스트 입학 1년만에 자살

입력
2011.01.1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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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계고 출신으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카이스트(KAIST)에 처음 합격해 주목을 받았던 '로봇영재'가 1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32분께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내 건물 보일러실 앞에서 A(19)군이 자신이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 위에 엎드린 채 숨져있는 것을 이 대학 대학원생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은 이날 오후 9시30분께 친구와 만나 "약을 먹고 죽겠다"는 말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졌으며, 기숙사 방안에서는 다량의 빈 수면제통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이번 학기 일부 과목에서 학사경고를 받은 데다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져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2009년 8월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입학했다. 어려서부터 영재교육을 받고 과학과 로봇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과학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2007년 국제 로봇올림피아드 한국대회에서는 대상인 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국제 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각종 로봇 경진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는 로봇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인문계고에서 전문계고로 전학을 했으며 학교생활에 매우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시절 A군을 가르쳤던 교사는 "성격이 밝아 학교생활을 아주 활달하게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갑작스런 소식을 들으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입학했지만 A군은 카이스트 수업과정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친구들의 진술에 따르면 A군은 학교 수업이 어려워 따라가기 벅차다는 말을 했었고 평소에도 성적으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A군은 특히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미적분학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카이스트가 다양한 인재를 뽑는다는 취지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사후 관리 부재로 아까운 인재만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이스트는 "A군처럼 과학고 출신이 아니거나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위해 입학 전에 수학과 과학에 대한 집중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브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모든 학과수업이 영어로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해 수강능력 향상을 위한 영어 집중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수업 지원 외에도 과목수강에 어려움이 있는 학부신입생을 위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튜터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며"하지만 A군이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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