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국제오토쇼 개막GM 소닉·포드 C맥스·크라이슬러 500 선보여… 현대 벨로스터·기아 KV-7 매력적 디자인으로 맞불
'2011 북미 국제오토쇼(NAIA)'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2주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1907년 시작)를 자랑하는 이 모터쇼의 올해 관전 포인트는 GM, 포드 등 미국 빅 3의 화려한 부활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 위기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 들면서 GM과 크라이슬러는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까지 하며 존폐를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부터 부활의 조짐을 보이더니 이제는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과 때마침 발생한 도요타의 리콜 사태가 주요 요인이다.
북미국제모터쇼는 매년 1월 열리는 까닭에 글로벌 업체별 한해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같은 측면에서 미국 빅3가 이번에 내놓은 소형차는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소형차는 최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전기차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다. 때마침 이날 GM 시보레의 '볼트'는 '올해의 차'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빅3는 그 동안 마진이 작은 소형차 시장을 무시해 생산라인 조차 갖추지 않았다. 최근에야 오판을 인정하고 180도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일본 업체와 현대ㆍ기아차에 내준 이 부문 시장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올해부터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업체는 물론 미국 업체와도 소형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GM은 이번 모터쇼에서 시보레 브랜드의 소형차 '소닉'을 선보인다.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는 아베오라는 이름으로 팔릴 예정이다. 이 차는 GM대우의 소형차 라인(젠트라)를 활용한 차다. 사실, GM의 소형차 라인에 미친 GM대우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GM이 글로벌 소형차로 육성하고 있는 크루즈, 스파크는 각각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이기 때문이다. 소형차 라인이 아예 없을뿐더러 투자할 여력도 없었던 GM에게 GM대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GM은 소닉과 스파크를 이르면 올해부터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간다. 또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에서는 시보레 브랜드의 크루즈와 뷰익 브랜드의 고급 중소형차 베라노를 생산할 예정이다.
포드의 공세는 더욱 거세다. 이번 모터쇼에서 소형 히트 모델인 '포커스'를 7인승 다목적 차량으로 외형을 바꿔 'C맥스'라는 신차를 내놓았다. 이 회사의 대표 소형 차종인 '포커스'와 '피에스타'는 원래 유럽 전략형으로 개발됐었다. 하지만 최근 두 차종을 미국 소형차 시장에도 투입,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곧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포커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시 미국 차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피에스타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멕시코에서 생산한다. 전체적으로 포드는 지난해 전년보다 무려 17%나 급증한 196만4,000대를 판매해 도요타(176만3,000여대)를 3위로 밀어내고 미국 시장에서 2위로 도약했다.
한편, 피아트에 인수된 크라이슬러도 경소형차 500을 올해 내놓을 예정이다. 피아트의 최고 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크라이슬러그룹 회장은 최근 "2012년까지 이탈리아 피아트의 플랫폼을 활용, 미국 시장에 4개 이상의 소형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미 지난해 신형 아반떼와 엑센트 등 소형차 라인업을 선보인 만큼, 이번에는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주인공은 현대차 벨로스터와 기아차 KV-7이다. 벨로스터는 옆 문이 운전석 쪽은 1개, 조수석 쪽은 기존처럼 2개다. 잘 쓰지 않는 운전석 뒤쪽의 문을 없애는 파격을 시도했다. 존 크래프칙 현대차 미국 법인장은 "벨로스터가 BMW의 미니처럼 다이내믹한 스포츠 주행 성능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기아차는 옆 문이 위로 열리는 방식의 콘셉트카 KV-7을 공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체력을 회복한 미국 빅3가 소형차, 전기차로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며 "일본 업체와 현대ㆍ기아차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